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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Jan 31. 2024

명절을 대비하는 마음


결혼은 사랑의 변절을 법적으로 제한합니다. ‘법’이 들어가는 일에는 변수가 많더라고요. 어디서 틈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요. 죽을 때까지 함께 하겠노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언하지만  선언은 투명한 유리병 같습니다.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깨지기 쉬운 운명이지요. 세 번 결혼하고 세 번 이혼한 O는 거의 부처의 마음이 되었습니다. 지난 남편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요. 자신은 이제 평안에 이르렀다고요. 요란스럽게 사랑하여 서둘러 결혼한 사랑꾼 부부인 L은 말합니다. 친한 친구들과는 조금씩 멀어지는 것 같은데 남편이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고요. ‘그거 너무 저거하지 않니?’ 하는데도 알아들을 정도라고요.      


태산목(泰山木)은 목련목 목련과 목련속의 나무입니다. 양옥란(洋玉蘭)이라고도 불러요. 일본도의 칼집인 사야(saya)를 만들 때 그 목재를 사용합니다. 내습성이 좋고 목공용 조각칼로 깎기도 좋다고 합니다. 목련나무로 만든 칼집 속으로 날카로운 칼이 들어갑니다. 뭉개진 자목련 꽃잎 같은 것이 칼날에 맺히겠네요. 이종(異種)의 배합이 안정감을 더해줍니다. 서로의 보완재라니 든든하고 편안한 일입니다. 긍정적인 결혼은 그런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설날이 코앞입니다. 애인은 있니, 결혼은 언제 하니, 무익한 질문들이 고명처럼 얹히겠지요. 싫어하는 고명이라면 옆으로 치우고 떡국 드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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