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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Mar 04. 2024

화장실 바닥의 임테기

명절의 쇼핑몰 화장실에서 바닥에 떨어진 임테기를 보았습니다. 누군가 불안에 떨며 그것을 사고 테스트를 하고 기다렸을 것 같습니다. 원하던 일은 아닐 것만 같고요.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25만 명이 사망한다지요. 2020년 들어서며 한해 신생아가 20만 명에 못 미친다고요. 베이비박스로 들어오는 아기는 한해 180명 남짓이라고 합니다.


생명을 품는 일은 거대한 우주의 배태입니다. 그것을 몹시 원하는 사람도 있고, 절대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준비하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아기도 있고, 점령군처럼 들이닥쳐오는 아기도 있고요. 소망하던 생명인데도 불구하고 견디기 힘든 일들은 필연적입니다. 당연해요.


태국의 '상업적 대리모 허용 추진' 기사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서 몇 번을 읽고 있습니다. 선물이 될지 악업이 될지 모르지만 올바른 방향은 아닌 것 같은데 꼭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 같고…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지요. 신이 있다면, 신이라면 어디 개뿐이겠어요. 고양이도 보내고 판다곰도 보내고 코미디배우도 가수도 스파이더맨도 보내겠지요. 아기는 그중 가장 높은 선물입니다.


아, 화장실의 임테기는 한 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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