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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Apr 02. 2024

첫 넥타이

진남색 정장도 흰 와이셔츠도 붉은 스트라이프 진남색 좁은 넥타이도, 검정 구두도 새것입니다. 환승하려 탄 전철의 그는 셔츠 깃을 세우고 넥타이를 푼 채 휴대폰을 봅니다. 그리고는 손에 든 종이백을 다리 사이에 끼우고 넥타이를 맵니다. 내리기까지 다섯 번 다시 매지만 실패. 매듭이 뒤집어지고, 속에 들어가야 할 좁은 타이 부분이 길어집니다. 그런 식이죠. 처음 타이 매는 건 시험 같나 봅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하면서 멋들어지게 매드리고 싶지만 참습니다. 엉키는 넥타이의 시간을 거쳐야 매끈한 신사가 될 테니까요. 요즘은 캐주얼 출근이 대세인데 아직도 저런 복장을 요구하는 곳이 있군요. 불편할 텐데 익숙해질 테고, 그 옷이 편해질 무렵이면 어른이 되겠지요. 무겁고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의 표정은 아주 환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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