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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Apr 09. 2024

해보면 하게 되고

말도 말라며 그녀는 말합니다. 못이란 못은 전부 내가 박았다고. 버티컬도 직접 달고. 전동드릴도 직접 쏘고. 여기저기 실리콘 새로 하고, 배송 가구 조립하고, 베란다 페인트까지 칠하다 보면 아주 내가 여잔지 남잔지 모르겠다고. 그게 불만이라는 듯, 억울하다는 듯, 답답하다는 듯 인상에 한숨입니다. 그럼 안 하면 되는데 안 하는 것보다 스스로라도 하는 게 낫다는 거죠. 그럼 가르쳐 봤냐 물으니 가르치려다가 속이 터져서 미칠 지경이었다고,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럼 그냥 네가 쭉 하면 되겠네. 기분 좋게 신나게 하라고 결론을 내줍니다.


처음 만나는 것들에 호전적인 사람이 있고 수동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큰일 날까 봐 망가뜨릴까 봐 겁이 나는 거죠. 반면 뭐든 해보면 할 수 있다 여기는 사람들은 좌충우돌 비틀대지만 어떻게든 해내거나 그 직전까지 갑니다. 그러다가 결국 잘하게 되지요. 잘하면 더하고 더하면 더 잘하게 됩니다. 마야 안젤루가 말한 것과 같습니다. "더 잘 알게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 더 잘 알게 되면 그다음엔 더 잘하면 된다."


(어쩌면 네 남자는 혼잣말을 할 거야. 내가 남잔지 여잔지 모르겠다고. 쉬운 공구도 못 다루는 어린애 같다고. 실수하고 배울 기회를 빼앗겼다고. 아님 시간과 노동이 필요한 일들은 너를 부려 먹이려는 큰 그림에 속아 넘어간 것일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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