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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Apr 15. 2024

조건은 핑계

오늘 글은 쓸만하신가요. 글이 아니더라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그 일 말입니다. 인디 음악 전문 온라인 스토어인 시디베이비를 만든 데릭 시버스는 운동의 조건을 따지던 자신에게 코치가 한 말을 예로 듭니다. 여러 조건에 이어지는 '그리고’를 ‘또는’으로 바꿔보라고요. 날씨가 좋거나 또는 일을 다 끝냈거나 또는 방금 뭔가를 먹지 않았거나 또는 에너지가 넘치는 등 한 가지만 걸리면 운동을 시작하라는 거죠. 이렇게 다르게 보니 예전보다 훨씬 더 자주 운동을 한다고요.


선제 조건은 습관이고 핑계입니다. 글을 쓰려면 피로감이 사라져야 하고 그리고 통으로 잘린 시간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방해하는 사람은 없어야 하고 그리고 급하고 사소한 일은 다 처리한 후여야 하고 그리고 늘 앉던 자리여야 하고 그리고 손을 깨끗하게 씻은 후여야 한다는 식의 '그리고'를 빼 봅니다. 피로감이 사라졌거나 또는 딱 십 분의 여유가 생기면 쓰는 겁니다. 막연한 생각을 선명한 글자로 궁굴려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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