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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Apr 18. 2024

여행자. 어디든

<여행자. 도쿄>에서 김영하는 말합니다. "어쩌면 나는 시부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게, 그리고 깊게 시부야라는 세계로 들어올 수 있었는 지도 모른다. 도시에 대한 무지, 그것이야말로 여행자가 가진 특권이다. 그것을 깨달은 후로는 나는 어느 도시에 가든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말을 다 신뢰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들은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앎에 '갇혀' 있다. 이런 깨달음을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도 적용해 보면 어떨까? 갇힌 앎을 버리고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동감합니다. 여행자의 시점으로 전철을 탑니다. 어두운 옷이 많군요. 하이힐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이 나라 MZ들의 흐름이라더니 맞네요. 젊거나 아니거나 편한 신발과 복장이 대부분입니다. 졸거나 눈만 감고 있거나 휴대폰을 보는군요. 이어폰이나 헤드셋도 많이 보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자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환승을 하는 역입니다. 요양원과 임플란트 치과 광고가 보입니다. 저도 자리를 잡습니다. 쾌적한 전철입니다. 순간 앞에 섰던 사람이 앉으려고 몸을 구부리는데 왜 제 무릎에 앉는 걸까요. 화들짝 놀란 건 저도 그도 마찬가지. 사과도 없이 옆으로 옮겨 앉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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