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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May 13. 2024

마음의 자막

말은 마음의 내레이션이고 글은 그것의 자막입니다. 말은 놓칠 수 있지만 글은 잡을 수 있어요. 그런데

말 관련한 말이 정말 많네요. 말발, 말귀, 말수, 말주변, 말본새, 말버릇, 말씨 같은 말은 우리에게만 있을까요? 번역기를 돌리면 'horse feet, horse ear, talkative, Around horses, malbon bird, speaking habits, wording' 이렇게 나옵니다. 맬번 새라니, 맬번 씨의 새란 소린가, 재밌어요.


말에 대한 말이 많은 것은 말이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일까요? 아 다르고 어 다르니 번역가의 일이 얼마나 막중한가 싶고요. 외국어를 배우는 일이 삶의 지평을 몇 겹으로 넓히기는 하겠지만 진심을 이해하고 이해시키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 같고요.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끼리도 소통이 안 될 때면 말이 얼마나 크고 무거운가 싶습니다.


말이 글이 되고 글이 또 말이 될 텐데 같지만 다를 수 있는 이유는 발화의 일회성에 있겠지요. 그렇다면 말이 많은 것과 글이 많은 것은요? 지나치게 많은 말과 지나치게 많은 글은요? 말보다 글이 편한 저로서는 글을 많이 쓰다 보면 말도 잘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만, 글을 쓰는 정성이 삶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고 있습니다만, 말은 말이고 글은 글인 것도 같고요. 매일 이렇게나 많은 말들이 글들이 책들이 쏟아지는 것은 다 누구를 위하는 일일까요? 손가락은 언제나 스스로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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