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파괴하지 않는 성실성'

by 김박은경

“지난 '작가의 말'들을 하나하나 꺼내 보았다. 열여덟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는 결국 글쓰기의 어려움과 두려움에 관한 거였다. 글을 쓰는 일이 여전히 어렵고 두려움에도 글쓰기에 관한 책을 낸다는 게 부끄럽고 민망하다. 하지만 글쓰기가 더 이상 어렵고 두렵지 않다면 이 책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글쓰기의 어려움과 두려움만이 글쓰기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이기에.”


“열정에 취하지 않는 것이 재능. 고통을 피하지 않는 것이 재능. 창조의 본질이 반복을 요하는 노동에 있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이 재능. 네게 재능이 있느냐고? 스스로를 파괴하지 않는 성실성이야말로 최고의 재능. 자신을 아끼는 데 게을러서는 안 된다.”


김경욱의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 중 일부입니다.


버스가 옵니다. 달려가서 잡기 애매합니다. 0.1초 고민하다가 포기하는데 버스와 제 보폭이 비슷합니다. 다시 달릴까 0.1초 고민, 포기. 그런데 버스가 신호에 걸립니다. 달리기 시작합니다. 태워주실까? 안 태워주실 거야. 태워주실까? 아닐 거야. 걸음마다 망설이고 의심하는데 버스는 느릿느릿 태워줄 듯하다가 출발합니다.


그럴 줄 알았어, 욕하고 싶은 맘을 참으며 돌아서서 두 걸음 걷는 찰나 '빵' 하는 소리. 버스가 문을 연 채 저를 기다리더란 말이죠. 기사님께 인사하고 새해 인사까지 더하고 공손히 재빠르게 들어가 앉습니다.

그러니까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누구도 미리 알 수 없단 거죠. 해보고 실패하고 또 해보고 실패하다 보면 양단간의 아니 몇 가지 결론에 당도합니다. 할 수 있거나 하기 싫거나 할 수 없거나…


'스스로를 파괴하지 않는 성실성' 그것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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