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착한 사람인가요

by 김박은경

안성기 배우님이 아들에게 남긴 편지에는 다음의 당부가 적혀 있습니다. (정리한 내용입니다)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시간을 꼭 지킬 줄 알며, 실패나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자신을 잃지 말고 끝없이 도전하면 나아갈 길이 보인다...’ 배우님이 주신 말씀은 살아있는 자들에게 남긴 귀한 당부가 되어줍니다. 그의 삶이 그 말씀 그대로였을 것 같아요.


"당신은 착한 사람인가요?"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자신이 착한 사람이라는 것은 자기 방어에 가깝습니다. 착함은 자신이 착하다고 믿는 사람과 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아는 사람으로 갈라질 것 같고요.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내 선의가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두려워하고, 그래서 말과 행동의 속도를 조절하는 사람일 것 같습니다.


착한 사람은 조금 느리고 종종 답답해 보이고 손해를 보는 것 같지요. 말수가 적거나 없기도 하고요. 그래서 진짜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착한 사람은 타인의 잘못을 알고도 속아주는 경우가 많을 거고요. 그러다가 어느 날에는 이제 이렇게 살지 말자, 당하고만 사는 거 싫다고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착한 사람이 착하지 않은 삶을 살기란 그 반대 경우처럼 쉽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착함은 태생적 특성일 수도 있겠어요. 착함은 성격이 아니라 태도 같습니다. 착한 사람은 친절하고 다정하고 온순한 경향이 있지만 착한 사람들 모두가 그렇지는 않고요. 친절하고 다정하고 온순하지만 알고 보면 악인인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착한 사람으로 사는 삶이 더 어렵고 귀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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