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장 선반을 고쳤습니다. 그 작은 꺽쇠를 뭐라고 부르나요. 선반을 벽에 고정시키는 것, 벽에 작은 구멍을 내고 고정쇠의 요철을 넣는 방식이요. 장롱도 그런 식으로 선반을 넣던데요. 아무튼 이름도 모르는 그 부속품은 시간이 지나며 부러집니다. 고칠 수가 없어요. 선반을 버리거나 신발장을 고치거나 해야 할 판인데요.
오늘 신발장 옆 부속 상자를 정리하다가 꺽쇠 봉지를 발견합니다. 아버지가 아이 침대 고쳐주시던 날, 남은 것이에요. 동네 만물상 돌아다니며 이걸 사 갖고 오셨지요. 침대는 새것이 되었고요. 버리려다 언젠가 쓰겠지, 하다가 다시 버리려다 시간이 흘러버렸어요. 그런데 가만 보니 이게 ㄱ자 꺽쇠란 말이죠. 선반을 고정시킬 수 있겠어요.
분리수거하러 나가다 말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작업이랄 것도 없어요. 꺽쇠가 달아나지 않도록 박스 테이프로 붙인다, 나사못을 박는다, 실패한다, 작은 못을 박는다, 현관 센서가 자꾸 꺼진다, 휴대폰 조명을 켠다, 작은 망치로 작은 못을 두 방씩 박는다, 선반 두 개가 안정적으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상입니다.
그러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오셔서 신발장을 고쳐주신 거네요.
집도 가구도 오래되어 여기저기 고장이 잦습니다. 방치하지 않고 그때그때 손을 보면 한참은 더 쓸 수 있겠어요. 사람이 사는 집은 낡지 않는다는 말, 맞습니다. 집도 사람도 그렇겠지요. 미루지 말고 바로바로 고치면서 살아가려고요. 아버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