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세요

by 김박은경

악동뮤지션의 노래 가사입니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 쫓아내지 말고 품어주어라. 아주 예쁜 돌이 된단다. 햇빛 뒤에 그늘이 있는 건 사랑스러운 모습이야. 밝은 미소를 짓지 않아도 사랑할 이유가 많단다. 너의 웃음과 조화로운 너의 눈물.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어. 흐린 날도 화창한 날도 시린 날도 끼우고 나면 다 퍼즐이 될 거야'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매일 듣습니다. 듣다 보면 조금 눈물이 나는데, 슬프지는 않은 마음이지요. 이런 시를 쓰고 싶습니다.


시집이 온라인서점에 등록되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어제요. 드디어 실감이 납니다. 천천히 퇴근합니다.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과 초콜릿과 맥주 한 캔을 사서 스트로 꽂아 마시며 집에 옵니다. 사과나무 꽃구경도 했어요. 오래 산책하고 싶지만 아이스크림이 녹을까 서두른 길이었지요. 환기를 시키고 욕실 청소를 합니다. 장갑도 귀찮아 맨손으로요. 바람에 풍경이 흔들리는 소리, 맑은 초저녁 밤입니다.


며칠 긴장이 되었었는데 괜찮아졌습니다. 시집이 잘 팔릴까, 읽힐까, 악뮤의 노래처럼 뭔가를 줄 수 있을까 걱정과 불안의 마음인 거죠. 하지만 인쇄소 기계는 돌아갔고 제본도 완성 중일 겁니다. 감리도 끝났다고 하셨고요. 그렇게 한 시절이 정리됩니다. 시집의 결과가 어떻든 악뮤의 노래가사처럼 '끼우고 나면 다 퍼즐이' 되겠지요. 감사할 뿐입니다.


<시인의 말>

물푸레나무로 만든 의자에 앉아 이 글을 씁니다. 북유럽신화에서 는 우주수로, 누군가에게는 회초리로 쓰인다는 이 나무는 어디에서 마지막을 살았을까요. 시집이 나올 무렵이면 동종의 나무마다 꽃을 피우겠지요. 이팝과 닮아 흔들리는 꽃송이를 몇 번이고 들여다 볼 겁니다. 의심하면 곰곰이 바라보게 됩니다. 의심 없는 믿음은 허약한 것. 튼튼하게 믿고 싶어 기지의 것들을 의심합니다. 왁자한 말을, 어마한 사랑을, 만일의 믿음을 의심합니다. 기어이 의심까지 의심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다보면 텅 빈 종이만 남을 텐데요. 이것이 마지막일까요.


시집 제목은 "의심하세요"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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