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시도를 이미 했던 사람이라 걱정된다면 기색만 살피지 말고 직접 물어보라고 한다. 정말 죽고 싶은지, 구체적 방법을 생각해 두었는지, 언제 할 계획인지, 무섭고도 소소한 것들을 듣는 과정에서 위급의 경중을 살필 수 있고, 예방책을 찾을 수 있다고.
그런 대화가 무슨 방법이 될까 싶지만. "밥은 먹었어?” 물어올 때, “괜찮아?” 물어올 때, “잘 지내는 거지?” 등을 두드려줄 때, “힘든 거 없어?” 안부를 물어줄 때 슬며시 따스해지니까. 말없이 손만 잡아주어도 통증이 덜해지니까. 작은 것이 작은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니까. 누군가 진심으로 내 말을 들어줄 때 우리는 훨씬 덜 추우니까. 진심이 백 프로는 아니라 해도 뭔가 풀리는 기분이 드니까.
그런데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는 어떻게 하지. 혼잣말이라도 하고, 오래 걷고, 밥을 챙겨 먹고, 물을 마시고, 음악을 듣고,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일기를 쓰고...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아나서는 것도 좋겠다. 여행지에서 다시 만날 일이 없는 낯선 사람에게 다 털어놓는 것도 좋겠다.
그런데 그러는 것조차 힘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