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그럴 수도 있다고,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하는 말을 많이 한다. 상대가 사과하기도 전에 용서하기도 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나 보다. 이거 좋지 않더군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마음속은 그렇지가 않아서 개운치 않은 감정이 남는다. 차곡차곡 미세먼지처럼 쌓이다가 치명적 독성으로 반격해 올지도 모른다. 갑자기 폭발해서 과도하게 분노하고 울고 저기압에 아프기까지 할 수 있다. 그보다는 적시에 화도 내고, 되묻고, 정색하고 따지는 게 훨씬 낫다. 문제는 그게 쉽지 않다는 얘기.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그런 일이 있었다. 불 같은 성정의 동료, 목소리도 크고, 힘도 세 보이는 그의 언사가 불쾌한데 따지기가 힘들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넘어가곤 했는데 마음이 불편했다. 이건 아닌 것 같다. 따지기로 했다. 할 말을 몇 번이고 연습했다.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건데 그런 식으로 말하니 내 기분이 안 좋았다. - 그래서, 어쩌라고! (이건 예상했던 반응. 목소리가 커진다) - 내게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냐! - (말이 없다. 당황한 눈치. 말없는 잠시의 시간…)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다, 사과한다.
미션 석세스.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괜찮지 않다고, 이건 아니라고, 싫다고, 기분 나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나 자신에 대한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