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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e Mar 22. 2022

우리회사의 OKR(목표관리) 안녕하신가요?

왜 우리회사의 OKR은 잘 돌아가지 않았을까? 

OKR을 활용한 기업과 개인의 목표관리 방법이 인기입니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많은 스타트업과 애자일 기반의 회사들이 회사의 목표관리 방법으로 OKR 도입을 해오고 있죠. 그러나 언제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듯이 막상 OKR을 적용했다고 해도 이것이 제대로 적용되어 실천되는 회사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OKR로 목표를 세우는 팀원들뿐만 아니라 팀장과 대표들도 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잡지 못하고 헤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저 역시 어느덧 5년이 넘게 회사에서 OKR을 통해 목표관리를 해오고 있지만, 초반 몇 년간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최근에서야 그 개념이 명확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오늘은 OKR에 대한 개념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OKR 목표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으로는 OKR을 위한 사내문화가 잘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명확한 목표를 지속해서 따라갈 수 있는 장치로서의 1:1 미팅, All Hands 미팅 등의 문화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하는 경우 OKR은 제대로 점검되기 어렵게 됩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OKR에 대한 개념 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존 도어의 OKR이라는 책을 열심히 읽어도, OKR 관련한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봐도 아무래도 처음엔 생소한 개념이다 보니 모두 동상이몽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OKR을 세우는 과정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선 사내문화에 대한 부분은 일단 뒤로 미뤄두고 OKR에 대한 명확한 개념부터 알아보고자 합니다.



Objective와 Key Result의 상관관계


OKR은 Objective와 Key Result를 합쳐서 부르는 용어입니다. Objective는 흔히 목표라고 말하고, Key Result는 바로 측정 키값을 의미합니다. 즉,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을 증빙하는 측정 기준이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만약 우리가 ‘한라산 정상 정복’이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합시다. 우리가 한라산 정상에 올라간 것을 어떻게 증빙할 수 있을까요? 아마 다음과 같은 것들로 가능할 것입니다.


한라산 백록담이 보이도록 인증샷 찍기

고도계로 최소 1,930m 이상이 찍히는 곳까지 올라가기


위의 몇 가지 측정 기준들이 바로 우리가 ‘한라산 정상 정복’이라는 목표를 이루었다는 것을 증빙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입니다. 이렇게 객관적 자료가 필요한 이유는 ‘한라산 정복’이라는 단어 자체가 다소 추상적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Objective는 Key Result가 달성되었을 때 비로소 달성되는 일종의 충분조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Key Result를 세울 때 자주 다음과 같은 실수를 합니다.


한라산 정상에 오르기 위한 가장 최적의 코스 리서치하기

한라산 정상을 오르기 위한 튼튼한 체력 키우기


일단 위의 Key Result들은 Objective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자체가 목표를 달성했다는 증빙이나 기준은 아닙니다. 심지어는 Key Result 자체에 측정 가능한 객관적 숫자도 가지고 있지 않죠. 또 다른 Key Result 들을 볼까요?


한라산 입구에서부터 정상까지 4시간 30분 걷기 (평균 정상 정복 시간)

한라산 정복을 위한 필수용품 5가지 (배낭, 나침반, 헤드랜턴, 스틱, 아이젠) 구매하기


위의 Key Result 들은 앞선 내용보다는 측정 가능한 명확한 숫자들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숫자 달성이 ‘한라산 정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증빙 값이 아닌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 즉 각각의 Task일 뿐입니다.



Key Result는 Task(또는 Action)가 되면 안 됩니다


Key Result는 ‘무엇을 하겠다!’라는 Task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Key Result는 그 자체가 Objective(목표) 달성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수많은 노력(Task)을 통해 궁극적으로 Key Result를 달성해야 하죠. 따라서 우리의 행동과 행동에 따라서 생성된 결과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Task와 Key Result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Task들은 Key Result 들을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가설 검증이라고 부르죠. 가설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어떤 Task가 실제로 결과로 이어질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끊임없는 가설검증을 통해 그중 가장 효과적인 Task(혹은 Action)들을 발견하게 될 뿐입니다. 어떤 Task가 명확한 결과를 만드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는 매우 고된 과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열심히 일해 온 Task의 양으로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들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수많은 노력보다도 그 노력이 실제 목표 달성 기준(Key Result)을 달성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은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보상심리 때문에 우리도 모르게 Key Result 안에 Task를 집어넣는 오류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죠. 다양한 방법으로 힘들게 힘들게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하더라도 정작 살은 하나도 빠지지 않았다면 다이어트라는 목표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지치지 않는 흥분되는 Objective(목표)가 필요합니다


많은 OKR 관련 책들은 Objective 자체가 동기 부여되고 흥분되는 목표여야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 잘하는 사람 되기 목표를 정하기보다는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와 같이 다소 거창하게 그것이 나를 들뜨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야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시행착오들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위의 목표를 바탕으로 실제로 OKR을 세워봅시다.


Objective: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이제 영어 실력으로 글로벌 인재로 성장했다는 것을 어떻게 증빙할 수 있을지 생각해봅시다. 누가 봐도 당신은 정말 영어도 잘하고 글로벌 인재구나!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다음과 같은 Key Result 들을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Key Result:

OPIc 등급 Advanced Low 달성 > ‘영어 실력’을 증빙해줄 수 있는 결과입니다.

외국계 회사 이직 > ‘글로벌 인재’를 증빙해줄 수 있는 결과입니다.

입사 후 1년 안에 연봉 인상 > ‘성장’을 증빙해줄 수 있는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적고 보니 문제가 있습니다. 아직 내 영어 실력이 Advanced 이상을 획득하기에 무리인데다가 외국계 이직을 한다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를 바로 ‘무리한 목표’를 세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무리한 목표는 그저 희망찬 꿈일 뿐 동기부여가 되지 못합니다. 만약 나의 목표를 증빙할 수 있는 결과들이 허무맹랑해 보인다면 목표 수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나를 흥분시키는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목표를 수정해보았습니다.


Objective: 전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한 영어 자신감의 기틀 만들기


Key Results :

올해 안에 OPIc 등급 Intermediate High 등급 달성하기 > 점수가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측정이 가능합니다.

영어를 잘하는 친구와 분기별 대화를 통해 어휘와 상관없이 막힘없이 의사전달을 한다는 평가 받기 > 다소 정성적이지만 친구로부터 받는 피드백이기 때문에 나름의 객관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글로벌 회사 취업을 위해 최소 1명 이상의 글로벌 인재와의 네트워크 쌓기 > 1명 이상이라는 숫자를 통해 달성 결과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기존보다는 조금 더 현실성 있는 목표와 증빙 결과들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이제 OPIc 점수를 위해 학원에 다닐지, 얼마나 시간을 내어 영어 공부를 할지,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어떤 커뮤니티에 가입할지 등의 구체적인 Task 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세우면 됩니다. 이제부터는 보다 효과적으로 Key Result를 달성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과 전략을 세우는 것에 집중하면 됩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단순히 내가 얼마나 시간을 썼는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로 판단되는 것이 아닙니다.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도달해야지만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죠. 동시에 그 과정은 매우 고생스럽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감수할 수 있는 만큼 흥분되고 동시에 달성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가 필요한 것이죠.


위의 예시를 통해 OKR에 대한 보다 명확한 개념을 잡는 데 도움이 되셨나요? 2022년에는 명확한 OKR을 통해 각자가 세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는 한 해가 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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