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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e May 11. 2022

스티븐 코비와 데이비드 알렌이 놓친 것들

자기계발서의 할일관리 방법의 허점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온 2가지 할 일 관리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의 '중요한 것을 먼저 하기' 이며, 또 다른 하나는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의 저자인 데이비드 앨런의 GTD(Getting Things Done) 입니다. 저 역시 두 책을 곱씹으며 수십번을 읽고 실천했으나 생각처럼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여러 방법으로 안 되는 이유를 고민해보고 정리해가면서 조금은 원인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같은 고민을 하는 혹은 했을 여러분들을 위해 그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을 먼저하라' 가 놓친 것


먼저 '중요한 것을 먼저 하기'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중요한 것을 먼저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스티븐 코비는 아이젠하워가 사용한 시간 관리 매트릭스를 제안하였습니다. 중요하고 급한 것,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것,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것, 중요하지 않으면서 급하지 않은 것과 같이 4가지로 업무를 구분하여 중요한 일을 먼저 하도록 제안한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yL93MlR_I0&feature=youtu.be

(이제는 조금은 식상해진) 이 영상에서는 왜 중요한 것을 먼저해야하는지 보여준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중요한 일을 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이 일 했었나? 아 맞다 저일 깜빡했네. 잠깐 이 일 먼저 끝내고 할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면서 중요 한 일에 집중하는 것을 끊임없이 방해하는 것이죠. 이 때문에 결국 하던 중요한 일을 멈추고 중요하지 않은 일을 먼저 하기도 합니다. 결국 그 어떤 일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죠. 이는 사실 전에도 언급한 자이가르닉 효과 때문입니다. 일명 첫사랑 효과로 끝나지 않은 일을 잊지 못하는 뇌의 현상을 말하는데요. 덕분에 우리는 중요한 일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GTD가 놓친 것


데이비드 앨런 역시 같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중요한 일을 먼저 끝내고 싶지만,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는 일들 때문에 집중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지속적인 업무 요청도 발생하는 현실에 우선순위를 먼저 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런 일들을 일종의 프로세스를 만들어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그중 그의 책의 가장 핵심 아이디어는 바로 INBOX입니다. 일단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이든 외부의 요청이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방해받지 않도록 INBOX에 모두 집어넣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일 시간을 내어 INBOX를 정리하고 업무를 분류하여 기계처럼 일을 해치우기만 하면 됩니다.


프로세스는 마치 일을 알아서 처리해줄 것 같았다.


사실 GTD 방식은 우선순위를 먼저 하지 못했던 나를 위로했기에 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세스대로만 처리하면 쌓인 업무들이 자연스럽게 해치워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죠. 그런데 여기에서 간과한 것이 있는데요. 바로 우리의 에너지입니다. 우리의 의지력은 우리가 가진 에너지의 크기와 비례합니다. 오전부터 INBOX를 정리하고 사소한 업무들을 기계처럼 쳐내고 이제 진짜 중요한 일을 처리하려고 하면 이미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한 상태가 되고 마는 것이죠. 그러면 중요한 일이 할 일 관리 도구 안에 잘 정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기가 싫어집니다.


사실 앨런은 이 부분도 예측했다는 듯이 중요한 일을 잘게 쪼개어 시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였습니다. 일을 잘게 쪼개면 시작 에너지가 적게 들기 때문에 에너지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도 그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을 꼭 잘게 쪼개야 할까요? 때로는 잘게 쪼개지 않고 연속적으로 처리해버리는 것이 더 효율적일 때도 있습니다. 오히려 잘게 쪼개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버리게 되죠. 이것이 GTD 시스템의 큰 문제입니다. (공부하기 전 책상 정리만 종일 하다 지쳐버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정신없이 바쁜 순간에는 또 어떨까요? 밀려오는 일들을 INBOX 에 넣고 GTD로 일일이 분류해 처리하다가는 언제 일을 끝낼 수 있는지 가늠 조차 가늠하기 여렵습니다. 결국 바쁠때 더 쓸모가 없어지는 아이러니한 일이 종종 발생하는 것이죠.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마음이 상쾌합니다


오늘 내가 꼭 끝내야 할 중요한 일을 일찍 끝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 상쾌함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압니다. 그리고 이 상쾌함이 다른 자잘한 일들을 처리하는데 추가 에너지가 되기도 하죠. 따라서 GTD 시스템을 통해 매일 아침 INBOX를 정리하고 할일들을 계획하기보다는 그냥 하루 전에 생각해 둔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훨씬 상쾌한 날이 되고, 자잘한 일들도 더 많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뽀모도로를 사용하거나 오전 시간 내에 중요 업무를 마치는 등의 나만의 장치들을 만들어두면 좋습니다. 그리고 GTD의 INBOX는 중요 업무에 집중하는 중 생각나는 자잘한 생각들을 덜어내는 데에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프로세스를 최소화하세요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하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이는 결국 진짜 일을 할때의 에너지를 깍아먹게 됩니다. 따라서 프로세스는 내가 매일 실천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심플하게 정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내일 반드시 해야하는 중요한 일 두세가지를 정하는 정도만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면 매일 계획하기 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가 더 적당합니다.



일을 위한 일을 줄이세요


우리는 일을 잘하기 위해 생산성 도구를 쓰고 다양한 프로세스를 공부합니다. 그런데 본질은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일을 제시간에 끝내는 것입니다. 또한, 나의 발전을 위해 자기 계발에 시간을 쓰는 것입니다. 그 핵심을 잊어버린다면 아무리 좋은 툴과 프로세스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일을 위한 일이 되고 맙니다. 일을 위한 일을 줄이고 정말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는 본질임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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