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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e Nov 03. 2022

리더의 시간 vs 비서의 시간

부캐를 통한 셀프 생산성 높이기


부캐가 유행인 세상입니다. ‘놀면 뭐 하니?’와 같은 예능은 물론 유튜브 안에서도 한사람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방식은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낮에는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이면서 밤에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인 분들도 있고, 평소에는 대학생이지만 수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파워 유튜버분들도 계시죠. 이처럼 부캐는 삶을 살아가는 일상의 즐거운 재미가 되었습니다.


유재석은 [놀면 뭐 하니?] 를 통해 자기가 가진 다양한 매력을 표현한다. (출처, MBC 놀면 뭐하니)


부캐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를 통해 선택된 역할에 더 빠르게 몰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애매하게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하기보다는 자신의 캐릭터를 마치 스위치를 켜듯 바꿔 그에 맞는 자기 모습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이를 통해 각 캐릭터에 맞는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두 역할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상충하는 고민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부캐의 장점들을 생산성에도 적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부캐의 장점


명확한 캐릭터 설정을 통해 해당 캐릭터에 빠르게 전환하고 몰입할 수 있다.

역할 사이에 발생하는 상충하는 고민을 제거하고 선택한 캐릭터에 부합하는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다.


바쁜 리더에겐 언제나 비서가 있다


대통령이나 큰 회사의 대표에게는 늘 비서가 존재합니다. 그만큼 한 사람이 소화해야 하는 일정과 업무가 너무 많아 혼자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비서는 리더들이 자기 일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미팅 일정을 조율하거나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또 주요 안건과 정보를 정리 및 요약해 둠으로써 리더가 나중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둡니다. 물론 비서의 역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가끔은 업무를 도와주는 것을 넘어 리더가 더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충언도 아끼지 않죠. 그만큼 좋은 비서와 리더는 누구보다 가깝고 서로를 잘 이해하는 서로의 분신과도 같은 관계입니다.


사실 요즘엔 리더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비서를 고용할 수 있습니다. 바로 당근 메일에서 자주 다루는 생산성 도구들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생산성 도구들이 아직은 인간 비서만큼이나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지는 못합니다. 도구를 직접 사용하고 세팅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니까요. 그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스스로 나의 비서가 된다면 어떨까? 라고 말이죠. 단지 비서의 일을 하는 것을 넘어 ‘비서’라는 부캐를 만들어서 자기 자신을 모시는 조력자의 캐릭터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 비서는 누구보다도 리더를 가장 잘 아는 비서이기도 하죠.


영화 블랙미러에서는 실제 자기 자신을 복제하여 비서를 만드는 미래를 보여준다. (출처, 넷플릭스 블랙미러 화이트크리스마스)


주인의 시간, 비서의 시간


평소대로 셀프 스케줄 관리를 하는 것과 스스로 자신의 ‘비서’라는 캐릭터가 되어 ‘리더의 시간’을 스케줄 하는 것은 조금은 다른 느낌을 줍니다. 자기 자신을 보다 객관화 해서 바라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이제부터 누군가의 비서가 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그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 입니다. 그리고 그 비서는 리더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설계하는 임무를 부여 받은 것입니다.


비서의 역할은 이렇게 리더의 목표에 맞게 스케줄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쌓인 수많은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업무들을 먼저 처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리더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몰아붙여서도 안 됩니다. 누구보다 리더의 행동과 습성을 알기 때문에 가장 지속 가능하게 성과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가장 현명한 플랜을 세워야 합니다. 이렇게 스스로 자신의 비서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져 전보다 더 괜찮은 계획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또한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언제 의지력이 떨어지는지 또 언제 업무를 잘 할 수 있는지 파악하여 무리한 계획이 아닌 현실성 높은 계획 수립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저는 이를 “자기 자신에게 훈수 두기” 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리더의 시간은 집중의 시간


이렇게 비서를 통해 리더의 스케줄이 정리되었습니다. 리더는 고민할 필요 없이 비서가 짜준 스케줄 대로 행동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때그때 고민하거나 선택할 필요 없이 순간순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미 캘린더에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무슨 일을 먼저 해야 할지 망설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계획된 순서대로 집중하여 처리하는 것에만 몰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비서의 시간과 리더의 시간이 구분되면 리더의 시간 동안 머릿속 잡생각이 사라집니다.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추가 업무들은 나만의 Inbox에 저장해두고 비서의 시간에 모두 처리해버리면 되기 때문입니다. 자이가르닉 효과가 사라져 온전히 지금 해야 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가끔은 비서가 스케줄 관리를 잘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됩니다. 자신을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해서인 경우도 있고 혹은 전혀 예상치 못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를 잘 기록해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기록들은 비서에게 전달되어 스케줄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큰 참고가 되어 줍니다.


노션 피드백 템플릿 (링크)



추가 팁


주인의 시간과 비서의 시간을 구글 캘린더에서 색깔로 나누어 놓으면 더 좋습니다. 캘린더의 색깔을 보면서 내가 지금 어떤 캐릭터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서의 시간에는 스케줄 링을 위한 자기만의 프로세스를 만들면 보다 빠르게 일 처리가 가능합니다. 그중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의 경우 Zapier와 같은 자동화 도구를 이용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리더의 시간과 비서의 시간 모두가 중요하지만, 저의 경우 가능하면 에너지가 높은 오전 시간에는 리더의 시간을 충분히 할애 합니다. 점심 식사 후 퇴근 직전 혹은 잠들기 직전과 같이 에너지가 많이 떨어지는 시간에는 비서 모드로 전환하여 마치 누군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인 양 일을 처리합니다. 즉, 자기가 자신을 모신다는 생각을 가지니 다소 피곤한 에너지 상황에서도 스케줄을 정리하는 데 나름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지금은 바로 이메일을 읽는 ‘비서의 시간’입니다. 비서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점을 리더가 나중에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 둠으로써 빠르게 성과로 이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저는 ‘놀면 뭐 하니?’ 에서 얻은 영감을 통해 비서라는 캐릭터를 따로 만들어 두었는데요. 캐릭터를 통한 마인드 체인지만으로도 역할에 충실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집중해서 성과를 낼 필요가 없는 나머지 시간엔 언제나 리더의 성과를 만들기 위한 비서 모드가 대기상태가 됩니다.


이런 작은 아이디어가 여러분들에게도 공감되시나요? 실제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여러분들 만의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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