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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e Dec 28. 2020

책 읽기가 쉬워지는 입체(얌체) 독서


읽을 책은 많고, 읽을 시간은 없고


독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새해가 되면 올해만큼은 꼭 책을 많이 읽겠다고 다짐하곤 합니다. 열심히 책을 읽어보려고 독서 모임에도 가입하고, 심지어 돈을 내면서까지 모임에 참여할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책 읽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농담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책은 읽는 게 아니라 사는 거죠. 산 것 중에 골라 읽습니다.



아무래도 책을 읽지 못하는 데에 가장 좋은 핑계는 시간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도무지 책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성공한 CEO들은 그 바쁜 시간에 나보다도 많은 책을 읽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독서란 현대인에게 있어 (몸에 좋은 걸 알면서도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야채와도 같습니다. (전 고기만 먹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독서를 했지만...


한때는 다른 사람들의 독서법도 찾아보고, 열심히 독서에 힘을 쏟아본 적도 있었습니다. 속독법도 배워보고, 필요한 부분은 밑줄도 그어보면서 나름대로 많은 책을 읽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책을 읽었음에도 한참이 지나 책을 다시 보면 이상하리만큼 새로울 때가 있습니다. 너무도 생소해서 오히려 재미있게 다시 읽다가 중간중간 스스로 밑줄을 치며 메모한 기록을 발견하고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그간의 독서가 무슨 소용이 있었는가 하는 회의감도 듭니다.


그래도 항상 이렇게 좌절할 수만은 없었기에, 여러 방법으로 책 읽기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저에게 딱 맞는 독서법을 발견하였습니다. 누군가가 알려준 것이 아니라 여전히 책을 읽기 싫은 마음에 미루기를 반복하다 얻어걸린 것이라 더욱더 값진(?) 방법입니다.




데이브의 입체 독서법


다른 사람들의 독서법에도 나름의 이름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있어 보이는 이름을 하나 지었습니다. 바로 '입체 독서법'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VR 독서법 이런 거로 만들어볼까도 했지만...) 사실 대단한 방법이라 소개하기 부끄럽지만 그래도 누군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유합니다. (사실 입체라고 쓰고 얌체라고 읽습니다.)



1. 작가와 친해지기 (첫 번째 딴짓)


책을 샀지만, 책 읽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물론 시간(?) 때문이지만 이상하게도 딴짓할 시간은 많습니다. 그 딴짓할 시간에 저는 작가와의 만남을 시작합니다. 작가와의 만남이 쉬워진 이유는 단연 인터넷 시대 덕분입니다. 글로도 영상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작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작가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먼저 책을 읽은 후 나중에 작가의 강의를 우연히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책의 일부분을 '오독'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작가를 만나고, 작가의 스토리를 이해한 뒤부터는 오히려 그 책이 더 쉽게 이해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죠.


친한 친구가 SNS에 오묘한 글을 올려도,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너... 아직도 못 잊고 있는 거니?...) 그래서 저는 책을 읽기 전 작가를 유튜브나 구글에 검색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어떤 의도로 책을 쓴 것인지를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끔은 영상을 통해 책의 핵심을 짚어 말해주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마치 책을 읽지 않아도 이미 읽은 것 같은 착각(?)도 듭니다.



2. 요약 글 찾아보기 (두 번째 딴짓)


두 번째 딴짓으로 요약 글을 찾아봅니다. 혹은 다른 사람들의 독서평을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요약 글이나 독서평을 읽다 보면 공통되는 핵심 문구들이 비치게 됩니다. 일일이 그 문구들을 적어두지는 않습니다. 그저 빠르게 많은 다른 사람의 글을 읽어봅니다. 최근에는 책 읽어주는 유튜버들도 많습니다. 내가 읽고자 하는 책들을 소개한 다른 사람들의 정리된 이야기를 듣습니다. 작가와 친해지거나 요약 글을 찾아보는 일은 출퇴근 시간 짬을 내면 마치 친구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만큼이나 재미있습니다.



3. 초스피드로 읽기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읽어봅시다. 그런데 묘하게도 책을 한 글자도 안 읽었지만 책을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도 책을 안 읽고 읽은 척하는 것은 양심에 찔리기 때문에 책을 읽긴 읽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작가와도 친해졌고(?) 책의 본질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책이 술술 읽힐 것입니다. 드디어 그렇게 연습해도 잘 안되던 '속독'이 가능해집니다. 저는 시간을 정해놓고 (약 30분 정도) 읽을 수 있는 최대한의 페이지를 읽습니다. 만약 운전하는 중이라면 리디북스의 읽어주기 기능을 활용해도 좋습니다. 이때는 2.2배속의 속도로 맞춰두고 듣습니다. 마치 쇼미 더 머니 래퍼들의 가사가 귀에 쏙쏙 박히는 것 같은 희열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읽으면 평균 한두 시간 만에 300페이지 분량 정도의 책을 다 읽을 수 있습니다.



4. 아는 척하기


우리가 책을 읽는 핵심은 지성인으로서의 가치를 뽐내기 위해서입니다. 바로 '아는 척' 이 필요합니다. 아는 척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써먹을 문구나 구절을 발췌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책을 빠르게 완독 했다면 머릿속에 남는 문구들을 소환하여 밑줄 긋기 시작합니다. 다 아는 척할 수는 없기 때문에 꼭 써먹을 만한 10 문장 정도면 좋습니다. 그리고 이제 친구나 가족 혹은 직장동료들에게 뽐내기 시작합니다. 만약 읽은 책의 내용이 지금 하는 프로젝트나 말하는 주제와 딱 맞는 상황이라면 금상첨화입니다. 여러분의 머릿속에 그 책이 기억될 뿐만이 아니라, 여러분의 팀장님의 마음속에도 여러분이 기억될 것입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소설이나 수필과 같은 책도 같은 방식으로 읽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실용서나 자기 계발서 등을 읽을 때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 읽기 노하우입니다. 이 방법이면 미리 사두었던 수많은 책의 도장 깨기가 생각보다 쉬워질지도 모릅니다. 저의 부끄러운 독서법이 누군가의 자신감 넘치는 책 읽기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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