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막내에게. +51

아기 그리고 엄마, 아빠

사랑하는 막내에게


오늘은 2025년이 끝나고 이제 2026년이 시작되는 첫날이구나. 이 날에 나는 너를 생각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또 한단다.



이제 초등5학년이 되는 너에게 언니, 오빠가 커왔던 시간들을 생각하면서 기대치가 큰 시선으로 늘 너를 바라보면서 그 기대치에 못 미치는 어리광쟁이로 여기고 늘 혼냈던 2025년을 미안하게 생각했단다. 그 생각과 함께 여전히 철없이 굴고 언니, 오빠에게 서바이벌전쟁 같은 느낌으로 들이대고 싸울 때면 또 혼내줘야 하는 존재로 생각만 하고 지냈던 것도 반성했고 말이야.



그런 생각들로 너에 대한 2025년을 돌아보면서 감사하고 고맙고 사랑스러운 것보다 미안하고 미안한 것이 많았다는 것도 다시 한번 더 생각했단다. 그러다가 너와 했던 감동적인 대화가 생각나서 울컥했단다. 너무 고맙고 고마워서 너에게 꼭 이 말들을 편지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어.



너랑 잠시 외출을 했던 날이었는데 지나가던 아기를 보더니 무심코 네가 한 말이 아빠 귀에 들렸어.


"아기를 빨리 얻고 싶어요. 너무 귀여워요."

"그럼 빨리 결혼해라~ 아빠처럼 늦게 하지 말고 일찍 해!!~"

"그런데!! 빨리 결혼하기 싫어요.."

"왜? 그런 게 어딨어? 엥?"


"엄마, 아빠랑 떨어져서 살기 싫어요."

".................................................."


아빠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 더 이상 대화가 이어지지 않으니까 너는 아빠를 바라보더라고.

아빠는 그러다가 말을 얼른 이어서 했지. 잠시 말이 없는 동안은 너의 말에 감동을 해서 울컥했는데 울고 싶지 않아서였고, 얼른 말을 이어갔던 이유는 너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말을 해줘야겠다는 책임감이었단다.


"그렇긴 한데.. 아빠가 아빠의 엄마, 아빠와 떨어져 지내면서 엄마와 살기 시작했기 때문에 너를 만난 것처럼 너도 귀여운 아기를 빨리 만나고 싶다면 아빠처럼 엄마, 아빠와 떨어져서도 지내야 되는 거야!! 알았지? "


너는 알겠다는 느낌으로 끄덕였지만 눈을 보니까 아직은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이 내비친 것을 느끼긴 했단다. 그 대화 후 다시 손을 잡아달라면서 손을 내밀길래 추운 날씨에 차가워진 손을 꼭 잡아줬더니 더 꽉 잡아주는 너를 느끼면서 또 한 번 울컥했단다.



우리 막내공주가 어느새 아기를 보고 이뻐하고 그런 아기들을 자기 아기로 얻고 싶어 할 정도로 컸다는 게 신기해. 아기 나으려면 아플 것 같다면서 싫다고 말한 게 어제 같은데 이제는 예쁜 아기를 말하다니. 늘 아가, 어리광쟁이로 여겨서 자꾸 쥐어박기만 했는데 이제는 존중해 주고 더 사랑해줘야 할 것 같아!



너를 사랑해.

막내로 태어났지만 너는 아빠에게 보석 중의 보석이란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는 보석 같단다.

미모는 더 아름다워지고

마음씨도 더 아름다워지고

마음밭도 점점 더 커져가는

너는

아빠의 보석이란다.


항상 사랑하고 너에게 귀를 기울일게

너의 관심과 궁금증을 해결해 주면서

너의 하루하루를 응원할게.


나의 보석

나의 엄지공주

막내

사랑해!!




2026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한 것, 사과할 것, 고마운 것들을 생각하면서 편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또 1년이 지났습니다. 상황마다 느낀 것을 솔직하게 편지로 쓰다 보니 아내나 아이들에게 무례하고 막무가내로 말하고 행동한 것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잘못한 것은 "아빠가 미안!"이라고 사과하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돈을 잘 벌어서 윤택하게 만들었거나 아이들이 굉장한 기쁨을 누리도록 만들어준 2025년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빠이지만 잘못한 것은 얼른 사과하고 너무 심하게 말하거나 행동한 것들이 제 감정만 잔뜩 늘어놓은 실수 중의 실수라는 것을 제대로 알아간 한 해였습니다.



2026년은 기대가 됩니다.

아이들에게 자존심 내려놓고 사과하고 잘못된 말과 행동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하거나 비난의 말들로 말칼을 만들어서 아이들의 조그만 마음에 상처를 줬던 것을 줄이다 보니 2026년에는 아이들에게 더 큰 사랑을 많이 많이 건네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어서 기분 좋게 시작해 봅니다. 2025년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 둘째 딸이 "아빠! 사랑해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1년 동안 고마웠어요."라고 말해주면서 손을 잡아주는데 울컥했습니다. 그 고마운 마음을 잘 간직하고 힘내면서 2026년은 더 사랑스러운 날들을 만들 생각입니다.


2026년은 막내가 기분 좋은 한 해가 되도록 해줄 생각입니다.

엘리베이터 구석에 기대서 서 있었는데 막내가 제게 오더니 제 품에 안겨줍니다. 안겨주면서 두 팔을 벌려서 안아주는데 작은 키와 짧은 팔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느끼는 사랑은 제 키보다 큰 곰이 안아주는 것처럼 푸근하고 따스하게 느껴졌습니다. 틈나면 사랑해 달라고 아빠에게 칭얼거리려고 용기를 내는 막내를 보면서 제가 더 많이 노력하려고 합니다. 2026년의 6이라는 숫자처럼 꼬부랑 허리를 만들어서 막내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생각입니다.


이쁜 아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되면 엄마, 아빠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것은 싫다는 막내 말이 감동되어 울컥했던 것을 '감사'를 담아서 쓴 편지입니다. 이런 편지를 2026년에도 쓸 수 있었던 것도 제 글들을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입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며 좋은 글들을 읽으시면서 살만한 세상을 만끽하시는 분들이 되시길 소원합니다.


2026년에도 고치는 노력을 이어가면 편지를 씁니다. 매끈하고 정갈한 편지보다는 제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나지만 꾸밈없고 아이 시선에 맞도록 수더분하게 적어 내린 편지를 계속 써 보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출처:사진: Unsplash의 Hoi An Photograp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