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사랑하는 아들에게
약해 보이고 용기 없을까 봐 늘 노심초사하면서 너를 바라보는 아빠 마음을 순식간에 녹인 너의 말에 감동해서
편지를 써본단다.
엄마 생일을 맞아서 너희 삼 남매가 엄마 생일을 몰래 준비하도록 내가 쉬는 날을 이용해서 너희들을 태우고 쇼핑몰을 간 날이었지. 엄마가 발 시리지 않도록 어그 신발을 산다고 쇼핑몰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더라. 엄마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너희들 용돈을 현금으로 찾아서 모아 온 날이었는데 문제가 생겼었지.
너희가 가진 돈에 맞게 어그 신발을 산다면 조금 싼 신발을 사게 되고 우리 아는 브랜드가 아니라 수입이긴 한데 아직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신발이었고 너희들이 잘 모르다 보니 가격은 싸고 따뜻할 것 같지만 싫다고 했지. 그러다가 원래 찾고 싶었던 어그 신발을 찾았고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더라.
놀라서 너희 삼 남매가 멈칫거리길래 생각해 보라고 아빠가 제안했지. 너희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돈으로만 엄마 선물을 사주라고 제안해 줘서 너희들 마음이 편할 수 있도록 했고 너희들은 한참 고민하더라. 신발을 신어보는 의자에 앉아서 세 명 모두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면서 궁리에 궁리를 하더라. 너희들의 그 마음이 예뻐서 아빠가 카드를 사용하면 엄마가 알아채지만 그래도 도와주겠다고 하는데도 거부하더라.
그런 너희들 마음이 이뻐서 어떻게 해서든지 도와주려고 했는데 안 되더라. 너희가 받아들이지 않더라고.
그러더니 한참을 셋이서 고민하더니 결론을 내리더라. 그 결론을 내리는데 네가 한 말이 결정적이더라.
엄마한테 이왕이면 좋은 걸로 사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더니 여동생 둘에게 자기가 돈을 더 많이 내겠으니 조금씩만 더 내서 제대로 된 신발을 사드리자는 것이었어. 잘 모르는 브랜드 신발은 저렴하지만 아주 따뜻해 보이지 않고 진짜 어그 신발은 엄청 따뜻하고 포근해서 엄마가 아주 좋아할 것이라면서. 너의 말에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래! 너희들이 한다면 그렇게 해!'라고 가만히 있었지.
그러면서 네가 또 한마디 더 하던데 그 말이 아빠 마음을 감동시키면서 너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뭉클했단다.
아빠한테는 너무 싼 걸로 생일 선물 사드려서 죄송해요.
내 생일에 너희가 돈을 모아서 선물을 사주는 게 부담스러울까 봐 적당히 작은 돈으로 마음만 표현하라고 일부러 했더니 세 명 모두 다이소에서 몇천 원짜리로 선물을 사주고 미안해서인지 돈을 모아서 나름대로 좋은 운동화를 사줬는데 이번에 엄마 어그 신발에 비하면 몇 배나 저렴한 신발이었다고 하면서 "죄송해요."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아빠는 기뻤어.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졌고 엄마 아빠를 사랑해서 자기 용돈으로 선물을 사주려고 노력하는 마음도 이쁘고 말이야. 그리고, 엄마 선물을 챙기다 보니 아빠 선물을 저렴한 것으로 사 드린 것이 미안하다고 다음에는 꼭 비싸고 좋은 것을 사드리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하고 약속하는 모습이 멋졌어. 내 아들이지만 마음씨가 너무 이쁘고 의리 있어서 너무 행복하더라.
너무 뭉클해서 마음이 쿵쾅거려서 너를 다시 보게 되었단다. 너희들이 고민하고 돈을 더 모아서 어그 신발을 사서 엄마에게 신발을 건네주는 너를 포함한 삼 남매 얼굴이 엄청 이뻐 보이더라. 네가 큰아들이자 오빠라는 것도 감사하고 말이야. 너의 아빠인 자체가 감사했단다. 이쁜 마음씨를 가진 아들의 아빠인 게 행복하더라.
고맙고 고맙다.
그런 마음을 잘 간직하고 이어서
앞으로도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청년으로 성장해 다오.
엄마 아빠를 계속 사랑해 주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로 살아주라.
너를 사랑한다.
너의 존재 자체로 고맙다.
너의 아빠인 것을 감사로 여기며 살게.
사랑한다.
아들아.
매년 엄마 아빠 생일날 우리는 깜짝 파티를 합니다.
엄마 생일날 아빠와 삼 남매가 항상 몰래 선물을 준비하고요. 아빠 생일날 엄마와 아이들은 가진 용돈으로 아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선물로 사 주기 위해서 깜짝깜짝 파티를 준비합니다. 그렇게 준비하고 대화하는 매년 늘 감동하곤 합니다. 아이들이 모은 작은 용돈으로 산 다이소 선물이라도 받을 때면 뭉클합니다. 그 저렴한 다이소 선물과 함께 선물보다 큰 메모지에 적은 삐뚤빼뚤 글씨의 편지들은 황금편지같이 감동이 벅차게 가슴을 채웁니다. 매년 생일날 선물 받으려고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마음씨가 듬뿍 담긴 삼 남매 선물이 항상 깜짝 파티를 감동스럽게 합니다. 이런 순간을 누리게 해주는 삼 남매 특히 그 준비의 대장 큰아들이 기특합니다.
좋은 것으로 사드리고 싶어요.
처음에는 자기들이 가진 용돈 중에 내놓을 수 있는 돈의 한계를 정해놓고 나머지 돈은 자기가 사고 싶은 것을 위해서 빼놓았는데 오빠가 "좋은 것으로 사드리고 싶어요. 포근한 것으로요."라고 말하면서 엄마에게 진짜 좋은 것을 사드리려는 그 마음씨가 너무너무 이뻤습니다. 셋이서 고민하더니 엄마에게 진짜 좋은 것을 사드리려고 용돈의 한계를 없애버리고 최대한 돈을 더 모아서 선물을 사는 상황이 엄청 감동이었습니다.
유약해 보이고 상처만 받을 줄 알았던 아들이 생각밖이었습니다.
약해 보이고 상처만 받을 줄 알았던 아들은 필요에 따라서는 엄마를 위해서 자기 용돈을 완전히 털어서 제일 좋은 선물을 사주려고 노력하는 아들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빠에게는 엄마보다 싼 거 사드려서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말하는 아들의 말도 이쁘고 마음씨도 아름답고 얼굴도 멋있었습니다.
오늘은 아들의 진짜 이쁜 마음씨를 느끼고 감동해서 울컥하고 뭉클했던 제 마음을 편지로 적어봤습니다. 아들이 생각보다 키가 크기 시작하더니 마음씨도 생각보다 아름다운 아들로 커가고 있었습니다. 중2아들이라고 함부로 말 걸지 말고 조심하라는 경고가 무섭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아들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아름다운 청년으로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런 아들과 살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감사한 것을 나눌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출처:사진: Unsplash의 Troy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