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
사랑하는 딸에게
오빠가 있고 네가 있는데 종종 오빠와 너에게 지령을 보내듯 엄마나 아빠는 일을 시키고 도움을 요처 하는 것 같아. 그러면서 너는 늘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 와중에 드디어 네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중학교 언니로서 중학교를 입학하는구나. 교복을 맞춰서 들고 오면서 기분 좋아하는 것이 지금도 생각나는구나. 반면에 집에 폭풍 같은 중학생이 두 명이라서 아빠는 마음에 다짐을 수만 번 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 것이 있어서 걱정이 많단다.
작년부터 너를 정말 자주 혼내고 있기 때문이란다. 아니 종종 싸우는 거 같아. 아빠가 생각하기에 다르거나 틀렸다고 생각해서 수정하자고 말하거나 잔소리를 하게 되면 듣고 하던 네가 언제부터인지는 그런 상황이 생기면 '또!' '싫다!' '한숨' 등으로 본격적인 너의 의견과 기분을 표현하기 시작했지. 그걸 받아주지 못해서 아빠가
자꾸 너와 싸우는 거 같아. 생각해 보면 이제 중학교 입학하는 사랑하는 딸인데..
올해부터는 그런 것보다 너를 더 사랑하고 이해해 주려고 다짐에 다짐을 하면서 너의 교복을 나도 바라보고 있단다. 그런데도 또 네가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면서 해 줄 수 없는 것을 요구하거나 이제 오빠가 똑같은 수준으로 대우해 달라고 요구할 때면 자꾸 중간에서 너를 혼내서 꽃을 꺾듯이 꺾는 아빠를 보면서 요즘에는 후회를 할 때가 많아. '아이가 쌓은 모래성에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기어이 물을 부어서 망가뜨린 느낌'같아서 혼내고 나면 혼자서 엄청 후회하고 마음으로 울고 너에게 사과를 하느라 요즘에도 아빠가 바쁘네.
그런 너와 함께 하다가 아빠가 감동을 했네.
너에게도 아빠의 감동과 감사를 꼭 말해주고 싶어서 오늘도 편지를 쓴단다. 너는 나만이 아니라 우리의 사랑스럽고 이쁜 딸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았어.
너희 삼 남매가 바이올린 때문에 다 같이 캠프를 가야 하는 날이었어. 아빠가 데려다주지 못해서 바이올린 포함해서 모든 짐들을 미리 가져다 놓고 야간 근무를 나가기로 한 날이었어. 방학인데 오빠 빼고 너와 막내가 집에서 심심할까 봐 같이 동행하도록 했었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운전해서 가다가 조용해서 돌아보니 너와 막내는 차 안에서 곤하게 자고 있더라. 목적지에 도착해서 바이올린과 너희 짐들을 이동시켜야 하는 순간에 혹시라도 조심해 주려고 물었지.
"너희들은 차에 있어라! 아빠 혼자 짐 얼른 갖다 놓고 올게!"
"아니에요. 저희 짐이니까 저희도 할게요."
아직 잠이 덜 깨서 차 안에 비스듬히 기대서 자고 있던 네가 그렇게 대답을 하는데 문을 열려고 하던 아빠는 잠시 멈췄단다. 마음이 울컥했어. 매일 맘에 안 드는 말만 하고 아빠말 전부에 반항하는 것 같고 자꾸 엄마에게 요구하고 안 해주면 불평하기만 하면서 우리의 매일은 마음이 아픈 일들만 있는 것 같아서 속상했었거든. 그래서, 내 딸인데도 자꾸 미워지기도 했어. 그러다보니 너의 아무렇지않게 말하는 말도 아빠는 엄청 감동이 되더라. 내가 그냥 전부 짐 날라 놓으려고 했었거든.
알고는 있었지만 중학생이라고 하면 건드리면 안 되는 가시나무 같아서 속상해하며 자꾸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오늘처럼 말할 때마다 '너는 여전히 향기 나는 아이'라는 것을 떠올리게되면서 감사하더라.
고맙다.
여전히 사랑스럽고 사랑해야 할 아이라는 것을 잊지 않을게.
너는
나의 사랑하는 딸이기도 하지만
이 세상에서 사랑으로 빛나는 아이라는 것을
잊지 않을게.
사랑하고 사랑한다.
딸아.
고맙다. 너의 존재.
중1 딸과 본격적인 결승전을 준비 중입니다.
초등 6학년때부터 이미 시작되어서 좌충우돌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말을 다 이해해 주고 그냥 놔둬야 하는데 자꾸 어른의 생각, 아빠라는 시선으로 딸의 말과 행동을 반항이라고 단정하고 자꾸 지적하고 잔소리하기만 합니다. 이런 제가 스스로 딸과 이른 결승전을 준비하는 것 같아서 속상한 요즘입니다.
딸과 사는 게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아들과만, 아들들과만 살았다면 한 번도 여자의 마음, 여자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기회가 없었을 것입니다. 다행인 건 딸 둘, 특히 둘째인 딸과 사는 게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딸과 살면서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진짜 사춘기를 관통하면서 여자애에서 여자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머릿속이 자기도 다듬지 못하는 과정을 지나가야 하는 것을 도와야 하는 아빠로 살고 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딸에게 자꾸 잔소리하고 대적하는 이유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딸이 둘입니다. 첫째가 아들, 둘째와 막내가 딸입니다. 그중에 둘째 딸과 자주 충돌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춘기를 지나 건드리지 말라는 중학생이 되어서가 아닙니다. 제가 자꾸 둘째 딸을 신경 쓰고 잔소리하는 이유는 저와 너무 비슷해서입니다. 저의 학창 시절과 결혼 전 시절을 생각해 보면 가끔 해야 하는 선택과 하고 싶은 것들을 위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지금 제 모습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후회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둘째인 딸은 저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어서 자꾸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자꾸 잔소리하고 충돌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실수와 선택도 딸의 몫이고 너무 많은 일을 겪지 않도록만 울타리역할을 해주도록 마음에 다짐했습니다.
아이들과 살면서 성장하고 성숙해지고 공감의 마음을 겸비해 가는 딸아빠가 되고 있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아빠 때문에 맘고생하는 딸 둘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출처:사진: Unsplash의Eddy Bill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