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미안
오늘은 너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서 아빠의 마음을
잘 담아서 사과하려고 적는단다.
너희들과 지내면서 아빠는 으름장도 놓고 아닌 척도하면서 지내다보니 '아빠는 괜찮자나요.'라는 말을 종종 하더라. 아빠도 늘 괜찮지는 않고 괜찮은 척 할 때가 많아.
2년전 이사오기전에 들었던 말에 처음으로 미안한 마음을 느꼈지.
"아빠. 저 차는 소리가 왜 그래요? 부응-안하고 휘이잉 해요."
아빠 차는 낡고 오래되어서 여전히 부릉거리면서 출발하고 속도를 내곤하는데 요즘 새로 나온 차들은 전기차이거나 하이브리드일경우 엔진소리, 가속소리가 별로 나지 않아서 조용히 지나가곤 하지. 너희의 말을 들으면서 아빠가 처음으로 무능함을 느꼈고 미안했단다.
에버랜드에 큰 맘 먹고 너희들을 끌고 간 날이었지.
덥고 힘들기도했지만 우리가 큰 맘 먹은만큼 다른 가족들도 아이들을 데리고 모두 온 것같이 놀이기구를 타려면 엄청 기다려야했지. 덥고 힘들어서 칭얼거리는 너희들을 달래면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는 뻥을 치면서 모든 놀이기구를 1시간이상을 기다려서 탔었지. 그렇게 지치고 울고 칭얼거리던 너희가 뭔가를 보더니 궁금해서 물어본 말이 있었어.
"아빠. 저 사람들은 줄 안 서고 들어가는데..."
그 줄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아빠 나름대로는 더운데 진땀이 나더라. 그 줄은 패스트트랙이라고 돈을 더 내서 기다릴 필요없이 놀이기구들을 탈 수 있는데 너희 삼남매와 엄마, 아빠 모두를 계산해보니 돈이 너무 비싸서 남들처럼 1시간이상 기다려서 타고 있던거라서 설명하는내내 마음이 아팠단다. 그 말에 "그럼 우리도 돈 더내고 저렇게 가요.힘들어요."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아빠는 계속 미안했고 할 말이 없더라. 엄청 미안한 마음이 컸단다.
2년전 지금 사는 집에 이사온 날이었어.
엄마가 덜 힘들도록 큰 돈을 지불하고 식기세척기, 세탁기를 사서 집에 설치한 날이었지. 삼남매 빨래를 빨아서 얼른 건조해서 내일을 준비해야해서 시험삼아 세탁을 했고 끝날즈음에 세탁이 끝났음을 알리는 '알림음'이 울렸지. 그 '알림음'을 듣고 너희가 말하더라.
"아빠. 우리집에도 이런 소리가 나네요. 친구집에서 듣던 소리요."
너희 친구들은 보통 집에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대형TV, 에어컨, 공기청정기를 기본으로 구비한 집에서 사는 가정들이 많다보니 그런 것에 제대로 없이 지냈던 우리집은 뭔가 다르다고 너희들이 갸우뚱하곤 했었지. 이사를 하면서 엄마가 조금이라도 편하도록 모든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도록 했더니 너희가 보고 듣기에 '이제 다른집같은 집'이 된것같은 느낌이었나봐.
평범한 집에서 평범하게 살도록 해주고 싶은 것은 너희 친구들 부모님들과 마찬가지인데 조금 더 시간이 걸려서 해주고 있는데 쉽지는 않구나.
요근래 들은 말은, 듣자마자 많이 미안하더라.
AI시대라고 노트북으로 경험해보라고 과감하게 제공해주고. 이메일도 현재 기술에 대해 주기적으로 알려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IT관련회사 다닌 경험으로 해줄 수 있는 말과 앞으로의 기술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기도 했지. 그런데, 그런 말들과 노력이 초라해지는 순간을 경험했어.
"아빠. 차를 얻어탔는데 테슬라였어요. 가운데 엄청 큰 스크린으로 모든 걸 다 하던대요."
"아빠. 어떤 친구는 엄마가 차를 타면 자동으로 연결되서 음악을 신나게 들을 수 있더라고요."
아빠가 아는만큼 세상을 보여주고. '지금 현시점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도록 알려주고 있지만 그것은 너희들에게 '현시점 기술'이지만 '다른 사람들 세상'또는 '아직은 먼 미래'같이 느껴졌었던 것같아. 지금 같이 만나고 공부하고 지내는 친구 누군가는 '그 기술들을 지금 사용하고' 지내는데 말이야. 그런 것을 직접 느끼는 순간마다 불평하지 않고 '내 친구는 그렇게 지내던대요.'라고 말하면서 아빠를 배려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단다.
너희들이 어릴때는 아직 세상이 어떤지 모르고 남들보다 뒤쳐지게 살아도 그런 것이 얼마나 어떤 것인지 못 느끼니까. 그냥 '고개만 갸우뚱'했는데 이제는 그런 상황마다 '우리는 왜 저러지 못하지.'라고 느끼는 것을 자주 보게 되면서 마음속에서는 말하지않지만 '미안해'라고 속삭인단다.
아빠가 무능하고 아빠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일하려고 고집부리면서 다른 가정들과 무난하고 비슷하게 살도록 노력해야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임을 알기에 더 미안함이 크단다.
미안해.
미안하고 미안해
그렇지만 더 노력할께.
돈도 더 벌도록 노력하고
마음도 더 넓고 풍성한 아빠가 되어줄께.
언제나 안기고 싶은 푹신한 소파같은 아빠가 되도록
더 노력할께.
사랑하고 늘 고맙다.
너희는 천사같아.
너희덕분에 세상속에서 아빠는 힘내고 살고 있단다.
고맙다.
아이들이 저보다 낫습니다.
저는 아직도 뭔가를 갈망하고 가지고 싶어서 학수고대할 때도 있습니다. 조금씩 내려놓고 있습니다. 한정적인 돈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먼저 필요를 채우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패션을 전공했지만 이제는 옷, 신발, 가방등등에 대해서 색다르고 독특한 것을 찾지 않습니다. 가장 저렴하면서도 그 쓰임새가 극대화될 수 있는 것들만 찾아서 사용합니다. 그런 순간들을 감내해주는 아이들이 저보다 백배 낫습니다. 늘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딸의 말에 그 마음만으로도 고맙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휴대폰이 먹통이 되어서 유심을 갈았는데도 먹통이었습니다. 수리를 해도 다시 문제가 생긴다는 말에 고민하다가 휴대폰을 새로 구매했습니다. 물론 최신폰은 아니지만 가족을 위해 다양하게 사용하도록 적당한 폰울 구매했습니다. 딸이 의아해서 물었습니다.
"아빠. 왜 최신 아이폰 안 샀어? 왜 최신폰아니야?"
"응. 최신폰은 너무 비싸서. 적정가로 얼른 구매하느라 조금 지난 폰을 샀어"
"아빠. 내가 지금부터 모아볼께. 아빠 최신폰사도록 도와줄께." 딸은 이제 중1 올라갑니다. 그 말 자체만으로도 고맙고 그런 마음씨를 제게 베풀어주는 딸이 천사같습니다.
제가 무능하긴 합니다만 아이들이 유능하게 만들어줍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최신 기술, 좋은 학원. 브랜드 옷, 해외여행등등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무능하고 고집만 남아 있는 부족한 아빠입니다. 그렇지만 야간근무후 퇴근해서 아이들과 시간이 맞아서 집에 있는 재료를 볶아서 볶음밥을 해 먹을때면 "와아! 아빠 요리 최고네" "맛있네요."라면서 유능한 아빠로 살려줍니다. 그저 감사하지요.
삼남매가 점점 커가면서 다른집들과 점점 더 차이나는 가정형편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면서 '불평'보다는 아빠를 배려해서 '의아해하는'정도로 대화해줍니다. 그 마음씀씀이가 고마워서 미안함을 담아 사과먼저하고 힘이 닿는데까지 돈 열심히 벌겠다고 '공표'로 약속하는 편지를 썼습니다. 이런 용기를 낼 수 있는 것도 읽어주시고 어깨를 툭툭 쳐주시듯 격려와 댓글로 관심가져주시는 손길덕분입니다. 감사드립니다.
항상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없이 연 날리는 남자Dd)
출처: 사진: unsplash의 titi la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