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에게.+57

팔짱

사랑하고 고마운 그대. 여전히 나의 아내에게



오늘도 당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눈 뜨면 그냥 숨 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겼는데 하루하루 연명을 위해 숨을 기계에 의지해서 버텼다가 회생한 분이 '숨쉬기'와 '공기'에 대한 감사를 말하는 것을 듣고는 '아차' 싶었어요.



나와 늘 함께 살고 먹고 자고 대화하며 늘 함께 앗는 당신도 '숨쉬기'와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 아니며 특별한 감사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그런 당신과 잠깐 길을 걷는 중에 들은 말이 행복해서 잊지 않으려고 편지를 씁니다.



차를 주차하고 잠깐 길을 걷는데 너무너무 추워서 당신이 움츠리면서 나에게 팔짱을 끼고 걷기 시작했지요. 나는 너무 추워서 움츠리는 당신이 넘어지지 않도록 팔짱 낀 내 팔에 힘을 주고 당신을 챙겨주면서 걷고 있었고요.



걸으면서 잠시 우리의 생활 고민을 나누었는데 내용이 우리의 공동 고민이다 보니 맞은편에서 알고 지내는 부부가 오고 있는 것도 몰랐었고요. 뒤늦게 서로 알아봤는데 그 부부가 한 말과 우리의 반응이 재밌었어요. 기억하지요?


"아이고. 둘을 떼 놓아야겠어요. 하하하."

"추워서 팔짱 낀 거예요. 하하하."

"보기 좋아요."


목적이 어떻든 간에 나는 당신이 내 팔에 팔짱 낀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어요. 조금만 걸어도 오들오들 떨 만큼 추워서 혹여 겨울이면 극도로 차가운 당신 손이 조금이라도 덜 시리도록, 팔짱을 끼고 넘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서도 기분이 매우 좋았어요.



또, 진짜 싫고 이혼을 꺼낼 만큼 미운 사람이라면 팔짱을 끼겠냐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행복한 느낌이었어요. 아직도 나는 당신과 손 잡고 다니는 게 행복하고요. 팔짱 끼고 다니는 것도 참 좋고요. 그것 또한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고마워하고 있어요.



그렇게 당신이 건네주는 감사와 행복을 생각하며 다짐합니다.

이렇게 손 잡아주고 팔짱 껴 주는 아내가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을게요.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또, 이유가 있어서 그런 행동을 한다고 치부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아무 이유 없이 늘 나를 사랑해 주니까요.



당신의 사랑을 순금보다 더 귀하다고 인정합니다.

나의 부족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사랑해 주고 퇴근 때마다 기다려주고 반겨주니 그저 감사입니다.



늘 고마워요.

늘 사랑해 줘서 고맙고요.

당신의 사랑은 아름답고 아름다워요.

당연하지 않음을 잊지 않으며 당신을 더 사랑할게요.



우리

그렇게 살기로 해요.

사랑해요.




당연하지 않은 사랑, 아내의 존재 인정합니다.

사랑해 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인정하고 더 사랑하려고 다짐합니다. 추운 날 팔짱을 끼고 걷는 것을 보고 장난 섞인 농담으로 웃어준 지인 부부와의 대화에 저는 자랑스러웠습니다. 당연하지 않은 아내의 존재와 아내의 사랑을 인정하고 고마워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엄청 좋아합니다.

아내와 손 잡는 것을 좋아하고 아내가 팔짱을 끼고 걸을 때면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함께 걷습니다. 예전에 결혼한 지 오래된 친구가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야"라고 농담하기도 했습니다만, 저는 지금이 좋습니다. 여전히 아내에게 사랑받는 중이니까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저는 저의 부족한 것을 바꾸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아이들과 같은 것 같습니다.

아이는 사랑과 칭찬을 먹고 무럭무럭 성장해 갑니다. 저는 아내의 사랑과 격려를 받으며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방송이나 모임에서 아내분들에게 "애가 몇이에요?"라고 물으면 "나이 많은 애까지 넷입니다."로 장난 섞인 말을 하는 것을 보거나 듣습니다. 그런 농담들을 하시는 것을 들으며 장난하지 말고 이제는 제대로 성숙해져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저도 아내에게 사랑을 듬뿍 나눠줄 수 있는 '나무 같은 존재'가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아내가 팔짱 낀 날 감동을 잊지 않으려고 편지 쓰면서 다시 한번 그때 감동과 다짐을 떠올려봅니다.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부부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항상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출처: unsplash의 Elijah Pilchard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