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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처럼 대해 달라는 아내.. 남자.

이럴 수가!!

밖에서는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젠틀맨.

안에서는 고집쟁이 배려심 부족한 마쵸맨. 

나의 실체라고 아내가 꼬집었다. "한결같이 친절하고 너그러워졌으면 좋겠어요." 아내가 진심으로 요구했다. 



  아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사기 위해 새로 오픈한 카페를 방문했다. 주문한 커피가 늦게 나왔는데 심지어 주문과 다르게 나왔다. 죄송하다며 커피를 다시 만들어드리겠다는 사장님 말씀에  "그냥 먹을게요. 처음이니 이해해요."라는 젠틀맨 멘트로 내가 대답했다. 아내를 봤더니 "남편이 또 이런 식이네."라며 어이없어하는 표정이었다.



일부러 계산적으로 하는 행동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하는 말과 행동이었다. 이상하게도 그런 일이 집에서 생길 때 내 기분에 따라 "괜찮아요."로 끝나기도 하고  "여보. 왜 그래요? 이게 뭐예요?" 라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고 했다. 아내는 나의 종잡을 수 없는 반응에 상당히 늘 마음 불편했다고 했다. 



  오랜만에 아내와 식사하기 위해 식당에 갔었다. 손님이 많아서 30분 이상 기다린 후에야 음식을 받았다. 나는 "엄청 오래 기다렸어요. 아이고!! 서비스라도 좀 주세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서비스를 주신 사장님께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라며 젠틀하게 멘트하고 아무렇지 않게 식사했었다. 물론 아내의 표정은 "어이없음"이었다. 또 가정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넓디넓은 이해심의 남자"가 옆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 내 모습은 이해심이 많고 해님 같은 미소가 가득한 남자라고 아내가 말했다. 나도 모르게 처음 만나는 사람과 웃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한다. 스치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관계를 만들어간다. 뭐든지 용서하고 이해한다. 이런 모습에 아내는 꼭 찍어서 한 마디 했다.  "남편, 당신은 참 가식적이고 이중적이에요. 언제까지 그럴 거예요?"라며 가정에서의 모습과 너무 차이 나는 것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표현했다. 심지어 요구하기를 


"차라리 남처럼 대해 주세요. 남편." 

 

  

  안과 밖에서 행동이 정반대인 모습에 아내는 화난다는 것이다. 아내는 그래서 차라리 남처럼 대해 달라는 불평도 하는 것이다. 사회생활한다며 싫은 상황 속에 억눌렀던 속마음들이 집에서는 매사 짜증과 화내는 남편, 아빠로 표출되는 것 같았다. 오죽하면 "남처럼 대해줄래요?"라는 아내 요구도 들었을까? 



  "왜 저래? 왜 저럴까?" 라면서 신혼 때는 의아해했었다고 한다. "이 남자가 언제까지 그럴까?......."라며 아내는 일단 기다렸다고 했다. 결혼 후 2년마다 아이 셋을 낳느라 정신없다 보니 그런 것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못했다. 서로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었다. 결혼 5년 후 부부상담하면서 변화를 시작했으니 아내가 오래 기다려 준 셈이다.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안 그러도록 노력중이다. 



"어디서나 똑같은 모습으로 살자."




  밖에서나 가정에서나 똑같이 살려고 노력 중이다. 어디선가 본 글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가 생각나면서 그 필요성에 경각심까지 더해졌다. 성장하면서 부모 행동을 고스란히 보고 자란 아이들이 부모의 악습을 본인도 모르게 답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녀 의지와 상관없이 "악습의 대물림"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해 본다면 아빠 먼저 안 좋은 습관은 빨리 고치는 게 좋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야 미래의 자녀세대의 새 가정이 온전하고 건강하게 시작될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이중적이고 가식적이라고 평가받는 행동" 먼저 바꾸고 있다. 날 사랑해 주는 귀한 존재들,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들, 앞으로 자기들만의 가정을 이룰 존재들이 모인 가정에 더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아빠가 되어야 함을 사명으로 여기기로 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좋은 씨 뿌리기"같은 나만의 개선 운동이며 꾸준히 하려고 한다. 그러기위해 공개글을 쓰고 있기도 하다. 글을 읽는 모두가 함께 지켜본다는 생각에 꾸준히 실천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출처: UnsplashIulia Mihail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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