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마음먹은 대로 go! 

나는 50대를 코앞에 둔 남자.사람이다. 

그리고 어른이다. 

원하던 "세 자녀"와 살고 있고, 6가지 일을 경험하며 지내왔다.

현실적인 아내와 살고 있어서 이상주의적인 나는 다행히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나는 억지를 부리는 편이었다. 

결혼 전에는 부모님께, 동생에게, 그리고 동료에게 억지를 부리며 살았다. 

그와중에 포기도 빠르고 회피도 했다. 

결혼 후에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억지 부리며 살았다. 

주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맞춰주는 편이었다. 

대형사고를 치지 않는다. 그러나, 매순간 신경이 쓰이는 일들을 만들어내곤 했다. 

사실

그런 삶은 부작용이 따른다. 

부모님께서 늘 맞춰주다 보니 지치셨고 벙어리 냉가슴이 되셨다. 

아내는 남편을 맞춰주다 속병도 나고 고부갈등도 생겼다. 

아이들은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펼치지 못하고 움츠려들었다.

점점 의도치않게 내가 아내와 아이들과는 다른 세상에서 있는 것같이 느껴졌다.

나만 울타리 밖에 있고, 그런데 나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산다고 자부하지만 계속 나는 울타리 밖에 있는 느낌이었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결혼 5년차

이 모든 상황을 개선하고자 부부상담을 받았다. 

마음의 병이 들어가는 아내먼저, 그리고 아이들 그리고 고부간의 갈등까지 단계별로 풀려고 했다. 

상담하면서 제일 먼저 알게 된 것은 

나혼자 선장이 아니고, 부부가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가정생활을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내가 혼자 결정하고 내가 혼자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일방적이라면 그 외의 사람들은 모두 상처를 받고 산다는 것이다. 

부부 각자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원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몸소 익혀진 것들이라서 확대된 상담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일명 대물림" 

그래서 본격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내가 고치고자 하는 것들을 알게모르게 "대물림"해주지 않도록 하려고 다짐하고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이제 결혼 12년차 

부부간의 대화가 조금씩 회복이 되어간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아내와 함께 결정한다.  

가끔 여전한 고집을 부리고 있으면,

"등 떠밀리고 있는데도,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면서 버티고 서 있는 당신의 모습이 안쓰러워요."

라고 아내가 말한다. 그럴때면 얼른 나를 점검한다. 

"아직도 그러고 있군. 나는 여전히 고칠 것이 많으니 더 노력하자." 라며 마음을 움켜쥔다.   

아이들은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 아이들 마음의 상처는 생기느라 걸린 시간의 두배는 걸려야 회복이 된다.

어느날, 

"아빠는 무섭다. 아빠는 무섭게 혼낸다. 아빠에게 잘못말하면 혼나고 만다."라는 아빠가 

"요즘에는 좋아졌어요. 아빠! 무섭지는 않아요.그런데.. 갑자기 화나면 예전처럼 무서울까봐, 잘못하면 예전처럼 혼낼까봐 순간 무섭기도 해요."라고 말해줬다. 

 정말 옛말처럼 "자라보도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라는 말과 같다. 순간순간 아빠가 무섭게 혼낼까봐 조마조마한 아이들의 마음을 직접 듣고 있으면 가슴이 찢어진다. 

그러다보니 마음은 급하고, 시간은 빨리 가고, 변화는 더디다. 10번 잘하다가 1번 잘못해서 다시 도돌이표하면서 회복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그런 나의 모습은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같다. 

매우 힘들게 애쓰고 있다. 바람 부는 날을 맞춰 날리면 될 것을, 바람 부는 장소를 말해주는 사람 말을 듣지 않고,

내가 생각한 곳에서 내 생각대로 연을 날려 보겠다고 이리저리 뛰는 남자 같다.

애꿏은 힘을 쓰느라 고통스러워하는 남자.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이런 나의 일상생활 고군분투를 나누기로!!

이것을 통해  

나는 계속 변화에 대한 동기를 부여받았으면 한다. 

가족안에서 이방인으로 점점 자리매김해가는 남자들은 변화의 시발점을 만들었으면 한다.

나와 같은 남자와 사느라 맘고생하는 아내분들은 아주 조금의 위로를 받기를 소망해본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느끼는 매일의 감사를 곁들여 볼 생각이다. 


그래서 작가를 신청한다. 






사진 출처: UnsplashMarek Piwnick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