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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ER Aug 04. 2016

일기

1.


속.



이 울렁거리고 매스껍다. 나를 물어뜯는 이 자괴감과 나를 압도하는 이 거대한 공허감은 무엇인가 자신에게 무엇인가 결핍돼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자신의 한 부분이었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결핍은 비극적이게도 자신에게 새로운 고통을 선사하며 그 주인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해간다 결핍의 자각이 고통을 수반하는 이유는 자신의 한 부분이었던 결핍이 의식되는 순간 그것이 떨어져 나가면서 본래 머금고 있던 고통을 내뱉는 탓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이 결핍을 몰랐다면 좋았을 것을


2.



패배.



쓰라린 패배조차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보면 나는 은연중에 이런 언사들을 함으로서 패배에 의한 자괴감과 자기연민을 숨기고자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뻔한 말들. 나는 오늘도 스러지고 패배하지만 또 다시 칼과 방패를 쥐고 달려 나간다. 어차피 패배 할테고 이젠 기대도 안 하지만 결국 패배에 머무는 패배들, 승리가 없는 패배의 연속은 의미가 없다. 패배는 근본적으로 그것이 승리를 위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때만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패배가 승리의 밑거름이 될지 아닐지는 그 패배를 패배로 해석하는지 또 다른 종류의 승리로 해석하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패배가 패배가 되는 이유는 요컨대 그것이 패배라서가 아니라, 그것에 패배라는 이름이 붙여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패배로 선언된 패배는 결코 패배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없을 따름이라는 말을 나는 하고 있는 것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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