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vs 계획?
매일 글쓰기(라고 쓰고 생산하기라고 읽는다) 7일 차. 어느덧 소재가 고갈되기 시작했다. 소재 자체를 고민하다 보니 매일 생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싶었다. 그래서 오늘의 글은 '매일 생산하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하여 그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다.
먼저 든 생각은 ‘소재’에 대한 생각이었다. 생산을 위해서는 소재가 충분히 쌓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찰하는 습관, 독서하는 습관, 기록하는 습관 등의 생산적 습관을 통해 많은 것들을 입력하고 그것을 나의 공간에 잘 저장해둬야 한다. 그리고 일단 쓰고 그것들을 엮기 시작한다. 아직 방향성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쌓고 쓰고 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방법이기도 한 것 같다. 글을 일단 매일 쓰는 것으로 시작했지 전체적으로 어떤 글을 어떻게 쓰겠다고 계획하지는 않았다. 그렇다 보니 오래 생각하고 정리해둔 내용들이 글의 소재가 되었다.
그런데 일단 6일 정도 글을 쓰다 보니 그냥 중구난방으로 쓰는 것보다 조금 더 체계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생각한 글 생산의 주제들은 책, 유니콘 스타트업 케이스 정도가 떠올랐다. 이 두 가지는 내가 생산을 위해 꾸준히 섭취하는 것, 그리고 매월 1개씩은 깊이 생산하는 것이니 그것을 매일 조금씩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나의 글 쓰는 방식을 돌아보았다. 나는 글을 쓸 때에는 분명한 계획이 필요하다. 글을 쓸 때 목차를 먼저 잡고, 그 목차들에 살을 붙여나가면서 하나의 글을 완성한다. 생각해보니 이 과정이 하나의 글에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모든 일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글 쓰는 일을 ‘매일’ 하면서 매일 생산하기 위해서는 더욱 계획이 필요한 것 같다. 그 계획이 또 하나의 목차가 될 것이고, 그 목차를 세분화하면 하나의 글의 목차가 생기는. 전체적인 구조도가 생성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월별 계획, 주별 계획 등을 세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요일별로 생산의 루틴을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월요일에는 일상, 화요일에는 책, 수요일에는 비즈니스, 등등. 아니면 월별로 큰 주제를 잡고, 주별로 루틴을 만드는 형식? 그래서 사람들이 나의 글을 어느 정도 예상은 하되 새로운 글을 계속 보고 싶게 만든다면. 그것이 매거진이고, 책이고, 팬들을 만드는 콘텐츠 생산이 되는 것 아닐까?
소재를 쌓고 그것을 활용하여 생산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생산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완수하기 위해 어떻게든 하는 것. 소재가 먼저일까 계획이 먼저일까. 이 고민으로 시작하면서 글을 기획하기 시작하다 보니 두 가지를 연결하는 접점을 조금 찾은 느낌이다. 매일 생산하기를 목표로 삼고 일단 생산하면서 그것을 되게 만들기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는 것. 그리고 빠르게 방향성을 잡고 계획을 세우고 달려가는 것. 내가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을 위해 던지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미래를 살아내는 생산자로 성장하는 중요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하려면, 그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 정통하고 끊임없이 학습하면서 체득하는 과정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할 테고 그저 기록하는 것을 넘어 기록을 정리하고 편집할 수 있어야 하겠다. 초반의 글에서 말했던 건강한 습관 만들기와 생산하는 습관 만들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어떤 그림이, 프로그램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더불어서 이렇게 ‘생산자’가 되다 보면, 생산하는 과정에서 정리되고 새로운 것이 생산되고, 그 과정도 생산물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 이 선순환 구조가 무서운 게, 한번 제대로 생산의 길에 돌입하면 그 사람은 끊임없이 더 많은 생산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생산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기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이 미래의 새로운 계층 구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살짝 하게 되었다.
소재 발견의 고민에서 시작하여 ‘생산자’로 살아내기 위한 방법 찾기를 거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함께 갈 수 있기를 기원하며 프로그램 구체화로 마무리된 오늘의 글. 쓰다 보니 글인데 또 다른 하나의 프로그램 기획안이 나와버렸다. 이것이 매일 생산하는 생산자의 삶의 무서움과 잠재력이 아닐까. 지금까지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 과정이 헛된 과정이 아닐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이 오늘의 글쓰기를 통해 새삼 더해져 용기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