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준 David Kim Nov 05. 2023

[도성한담] 프랑스12, 미국11, 중국1

희로애락 무게를 달아주는 타임존 이야기

Time Zone 수 얘기입니다.  지구상에서 시간대를 나누는 기준은 지구의 자전입니다.  지구는 태양을 기준으로 북극성을 축으로 하여 시계반대방향으로 하루에 한 바퀴를 도니까 전체 360도 공 모양의 지구가  24시간 동안 한 시간에 경도 15도씩 회전하게 됩니다.  그 15도 구간을 1시간대로 나누는 것이 1 타임존 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지구에는 최소한 24개의 타임존(시간대)이 존재합니다.  북극과 남극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경도(longitude)가 24개 존재하게 되고 그 시간을 나누는 출발점을 우리는 영국 런던의 그린위치천문대 (Royal Observatory)에 두고 있습니다.  이를 Prime Meridian (본초자오선)이라 하고 이 선을 기준으로 서부와 동부 지대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풍선]  선생님,  시간대 얘기할 때 UTC와 GMT라는 용어를 쓰던데 그게 무슨 말이지요?

[해월]  Coordinated Universal Time (UTC 협정세계시)과 Greenwich Mean Time (GMT  그린위치 표준시)는 서로 교차해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사실은 다른 개념이야.  GMT는 Time Zone (시간대)을 말하고, UTC는 지역 실시간을 정하는 표준시를 뜻해.   국제적 표준시를 말하는 UTC는 영국 런던에 있는 Greenwich 천문대를 0시로 보고 서쪽으로 가면 경도 15도마다 1시간을 빼주고 (UTC-1), 동쪽으로 가면 1시간을 더해주면서 UTC+1이라고 표현하지.


[풍선]  허풍이가 그러던데 시간대가 24개 보다 많다고 하던데요 맞나요?

[해월]  허풍이가 잘 들었네!  우선 International Date Line (IDL 날짜변경선)을 기점으로 3곳이 더 생겼고, 시간대에 따라서는 1시간이 아니라 30분 또는 45분 간격으로 시간대가 그려지는 곳이 있기 때문에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시간대는 모두 37곳이지.  이론적으론 경도 15도 간격으로 시간대가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는 각 국가의 위치와 경계에 따라 지그재그로 그릴 수밖에 없어 그렇게 된 거야.


[풍선]  여름에 실시하는 Daylight Savings Time (DST) 때가 되면 어떻게 되나요? 

[해월]  좋은 질문이다.  그때를 대비해서 영국 같은 곳에서는 British Summer Time (BST)이라는 것을 만들어 표기하고, 미국에서는 DST를 사용하는 거야.  UTC로 표기하는 시간은 결국 변할 수가 없고 오직 여름에만 사용하는 표시를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지.  예를 들어 여름에 California 시간은 Pacific Daylight Time 이 되어 시간은 UTC-7로 변하지만 가을이 되면 원래의 Pacific Standard Time으로 돌아가 UTC-8을 사용하게 돼.  이름과 시간이 바뀌는 것이지.


[풍선]  그럼 날짜변경선 (IDL) 은 어떻게 결정되었어요?

[해월]  IDL획정은 경도 180도 선에서 동, 서로 날짜를 더하고 빼는 선으로 결정된 거야.  다시 말해 그린위치에서 서쪽으로 180도 선을 넘어가면 하루를 더하고(+24시간), 동쪽으로 넘어가면 하루를 빼면 돼(-24시간).  지도에서 보면 쉽게 이해할 거야.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면 항상 하루를 더하게 되잖아?


[풍선]  그러면 같은 나라라도 큰 나라는 시간대가 여러 개 있을 수 있겠네요.

[해월]  그렇지.  지구상 약 200 국가가 있는데 이중 23개 국가에서 최소한 2개의 시간대를 사용해.  북극과 남극은 모든 시간대를 갖고 있는 셈이고.  

한 나라에서 시간대가 가장 많은 나라는 프랑스야.  12개가 있지.  본국의 중심은 UTC+1이지만 섬나라 식민지가 많아서 UTC-10부터 UTC+12까지 다양한 시간대를 갖고 있는 나라야.  


[풍선]  그럼 2위는 어느 나라예요?

[해월]  2위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가 타이야.  11개 시간대를 갖고 있어.  우선 러시아를 볼까?   Moscow (모스크바)는 UTC+3 시간대이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UTC+2 에서부터 동쪽 끝 캄차카는 UTC+12 시간대야.  

미국을 보면 수도인 워싱턴디씨는 Eastern Standard Time (EST)으로 UTC-5 시간대에 있지만, 미국 역시 오지랖이 넓은 제국주의 국가 이기 때문에 세계 여러 곳에 영토를 갖고 있고 자그마치 11개 시간대에 걸치고 있어.  가장 서쪽으로는 UTC-12 시간대에 있는 태평양의 Baker Island와 Howland Island가 있고, 가장 동쪽으로는 남극의 탐험대가 정착해 있는 McMurdo Station과 Amundsen-Scott South Pole Station으로 UTC+12 시간대야.  그 외에 Samoa Time (UTC-11), Hawaiian Time (UTC-10), Alaska Time (UTC-9), Pacific Time (UTC-8), Mountain Time (UTC-7), Central Time (UTC-6), Eastern Time (UTC-5), Atlantic Time (UTC-4) 그리고 Chamorro Time (Guam UTC+10) 등이 있어.


[풍선]  복잡하네요, 선생님!  중국도 땅이 크니까 시간대도 여러 개 이겠지요?

[해월]  중국은 크기로 보면 5개의 시간대를 갖게 되지만 지금 중국에는 오직 1개 시간대인 Beijing Standard Time (북경표준시 UTC+8)만 존재해.  1912년 청제국이 망하고 손문의 새 공화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섯 개 시간대를 도입했었는데, 1949년 모택동의 공산혁명이 성공하자 국민통합을 내세우며 1개 시간대로 바꿨어.  


[풍선]  5개 시간대에 살면서 1개 시간대만 사용한다면 생활이 헷갈리지 않을까요?

[해월]  자!  땅은 큰데 시간대가 하나이니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베이징시간에 맞춰 살아야 되는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거야.  특히 서쪽 끝에 있는 Xinjiang (신장) 특별자치구에 사는 위구르족들은 안 그래도 눌려 사는데 시간마저 억지로 맞춰 살아야 하니까, 요즘은 일부러 베이징시간을 무시하고 이웃 파키스탄 시간에 맞춰 산다고 해.  공산주의 체제에서나 가능한 현실이고, 억눌려 사는 소수민족의 설움에 따른 저항이 아닐 수 없어.  


[풍선]  안 그래도 위구르 사람들은 중국정부의 여러 차별정책으로 힘든 삶을 산다는데 억지로 시간을 맞추며 살아야 한다면 반항도 생기겠네요.  돕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방법을 모르겠어요.  현실과 역행하는 삶이 중국으로 끝났으면 좋겠네요!

[해월]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India (인도)도 1947년 독립한 이래 딱 하나의 시간대 (UTC+5:30)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야.  전에는 4개를 사용했었다는데 국가전략상 하나만 사용하겠다니 뭐라 할 말이 없지.


[풍선]  한국은 어때요?

[해월]  한국은 Korean Standard Time (KST)이라는 시간대로 UTC+9, 하나의 시간만 사용하지.  

지리적으로 원래 서울을 포함한 한국은 UTC+8 시간대에 속했는데, 1908년에 순종황제가 표준시간으로 GMT보다 8시간 반이 빠른 UTC+8:30라는 시간대를 채택했어.  일본제국의 점령기가 시작된 후 1912년에는 총독부가 일본의 표준시간인 Japan Standard Time (JST)과 맞추느라 UTC+9로 조정했지.  그 후 이승만대통령 시절인 1954년에 다시 UTC+8:30로 복귀했다가 박정희 군사정부 시절인 1961년 또다시 UTC+9 시간대로 돌아가 지금까지 이어온 거야.


[풍선]  그럼 북한의 공산정부는 자기들 나름의 시간을 사용하고 있나요?

[해월]  북한은 2015년 8월부터 2018년 5월에 잠시 평양표준시 (Pyongyang Standard Time)라는 UTC+8:30 시간대를 사용했었는데, 그 후 통합된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살리겠다고 한국의 표준시인 KST를 사용하고 있어.  따라서 우리와 같은 시간대를 갖고 있지.

  

한가지 아쉬운 것은 북한정부가 최근에 남한의 호칭을 그동안의 ‘남조선’에서 ‘대한민국’으로 바꾸어 부르면서 통일정신에 역행하고 있는 현실이야.  같은 민족이고 같은 나라가 잠시 둘로 나뉘어 살고 있다는 동질감을 버리고 이제부터는 완전히 남남으로 갈라서서 서로 적대적 시각으로 대하겠다는 뜻이라고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이야.   동시대, 동시간대에 살고 있는 남, 북의 젊은 이들이 힘 합쳐 한민족의 삶을 바꾸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멜팅팟]  메디케어가 지켜주는 우리의 건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