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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준 David Kim Sep 07. 2023

[도성한담] 미국이 왜 Uncle Sam이에요?

미국다운 미국애칭의 유래

미국은 이름이 많다.  한국사람은 미국 또는 미합중국이라 부른다.  일본사람들은 米國이라 쓰고 중국사람들은 美國이라 쓴다.  영어로는 America, the States, US, U.S., United States, USA, U.S.A.,  또는 the United States of America로 표기한다.  독일의 지도제작자 Martin Waldseemuller (마틴 월드씨뮤러)가 1507년 제작한 세계지도에서 처음으로 ‘America’로 출현했던 미국은 Thomas Jefferson (토마스 제퍼슨) 등이 초안을 마련한 독립선언서 (Declaration of Independence)에서 ‘United States of America’로 탄생했다가 1776년 9월 9일에 제2차 대륙회의 (정부와 의회의 통합성격을 가진 식민지 자치 정치기구)에서 공식 국가명으로 정해졌다.  

미국을 처음으로 의인화해서 부른 이름은 탐험가 Christopher Columbus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이름에서 유래된 여성이름 ‘Columbia’ (컬럼비아)였고, 나중엔 또 다른 여성 ‘Lady Liberty’ (레이디 리버티)로 의인화되었다.  남성으로 처음으로 의인화된 것은 17세기 당시 뉴욕주 위에 있는 6개 주를 상징하는 ‘New England’ (뉴 잉글랜드)를 ‘Brother Jonathan’ (브라더 조나단)이라 부르면 서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Yankee’ (얭키)라 부르고, 미국 군인들을 ‘G.I.’ (지 아이)라고 부르듯이 미국의 남성형 별칭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리]  선생님!  미국땅이 크니까 이름도 많은 것인가요?  그리고 Columbia라는 이름은 여기저기 많이 있지 않나요? 

[해월]  많이 있지.  미국 수도인 District of Columbia (디스트릭 컬럼비아)를 위시해 Columbia University (컬럼비아 유니버시티)와 도시 이름에도 많고, 건물과 길 이름에도 많이 있어.  유럽인들 입장에서는 신대륙을 발견 (정작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은 바하마를 포함한 커리비안해안 국가 들였지만) 한 콜럼버스 우상화가 필요했을 거야.  이름의 여성화는 그들의 문화이고, 미국을 상징하는 명칭으로 자리 잡았지.


[예리]  Lady Liberty는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Statue of Liberty)의 Liberty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해월]  맞아!  자유의 여신을 말해.  고대 로마시대 동전에 들어있는 로마여신 Libertas (리버타스)에서 유래된 여신은 프랑스에서 미국에 선물한 ‘세상을 일깨우는 자유의 여신’의 모습으로 왔지.


[예리]  미국을 남성으로 의인화했다는 ‘Brother Jonathan’ 이 있는데 왜 또 Uncle Sam이 생겼어요?

[해월]  그러게!  Brother Jonathan이 생긴 것은 미국이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 얘기로 보면 돼.  다시 말해서 독립하기 전 식민시기에 발생했던 상징적 이름이야.  Jonathan이 누구냐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지만 줄무늬 바지와 어두운 색의 상의 그리고 키가 높은 모자 (stove-pipe hat)를 쓰고 있는 그의 모습은 애국의 상징이자 자본주의 사업가의 표상이 있어.  당시 식민정부를 대변하는 이름이자 모습이었지.


[예리]  그러면 되지 않았나요?  딱 맞는 표현이네요.  부르기는 쫌 뭐 하지만…

[해월]   예리도 세월이 가면 변하듯이 미국도 변해야 되지 않겠어?  사실 미국정부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Uncle Sam (엉클 쌤 - 쌤 아저씨) 이 생긴 것은 우연이라면 우연이야.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있지만 가장 인정받는 유래는 뉴욕주 Troy (트로이)에서 도살장과 고기판매상을 운영하던 Samuel Wilson (사무엘 윌슨)을 지칭하는 말에서 전해졌다고 해.


[예리]  도살장이요?  고기판매상?  어째 좀 으스스하네요!

[해월]  허긴 좀 그렇긴 하네!  잘 어울리지도 않는 것 같고.  어쨌든 메사츄세츠주 알링턴에서 1766년에 태어난 그는 14살 때 잠시 독립전쟁하던 북부연방군대에 입대해서 음식관리하는 부서에서 심부름하는 일을 했었어.  전쟁 중엔 적군이 침투해 군식량에 독을 넣곤 해서 잘 지켜야 했어. 


[예리]  14살이면 너무 어리지 않나요?  정식 군인은 아니었겠지요?


[해월]  그냥 식품창고 지키고 청소나 했겠지.  사무엘이 군에서 일을 돕다가 나와 22살 때인 1788년, 5살 위 형 Ebeneezer (에비니저) 와 함께 뉴욕주 북부 도시 Troy로 이주해 시정부에서 일하면서 개인사업도 일구어 자리 잡기 시작했지.  


[예리]  Troy 라면 이름이 익숙한데 무슨 관련이 있는 곳인가요?

[해월]  맞아!  그리스 신화 ‘Trojan War’ (트로잔 워)에 나오는  ‘트로이의 목마’ (Trojan Horse)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지.  18세기 미국에서는 도시이름을 지을 때 유럽과 관련된 도시이름을 많이 가져다 지었는데, 이런 신화적 얘기에 등장하는 이름으로 지은 곳이 많이 있어.  그중에 하나가 트로이라 보면 돼.


[예리]  사무엘이 트로이로 간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해월]  당시 트로이는 유럽인들이 이주하면서 뉴욕북부의 중심지로 변하고 있었어.  Hudson River (허드슨 강)를 끼고 있으며, 뉴욕의 수도 (주도)인 Albany (올바니)와 함께 수도권역을 이루는 도시였지.   그러니 경제적 가치가 높은 도시였다고 보이네.


[예리]  사무엘과 그의 형이 미래를 보는 안목이 있었네요!

[해월]  그럴 수도 있었겠지.  그들은 모은 돈으로 Hudson강가 질 좋은 찰흙 땅을 사들여서 벽돌공장을 시작했데.  당시 집 짓는데 쓰는 벽돌을 네덜란드에서 수입해 오던 시절인데, 그가 만든 벽돌이 우수해서 정부건물과 대다수 건물에 사용하게 되면서 돈을 많이 벌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런 후 27살 때인 1793년에는 형과 같이 동네 몫 좋은 곳을 빌려 E&S Wilson Co. 라 이름 붙인 ‘Slaughter House’ (슬로터 하우스. 도살장) 사업을 시작했어.  사업이 잘되니까 31살에는 결혼도 해서 자녀를 넷이나 두었지.


[예리]  도살장을 운영하면서 잘 살았다니까 왠지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은데요?

[해월]  하하!  직업에 귀천은 없으니까!  하여간 오랫동안 한 동네에서 사업을 하니까 널리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어.  그러다가 1812년 미국이 영국에 전쟁선포를 하면서 전투가 벌어지고 군식량 공급을 맡은 회사에 고기를 납품하기 시작하게 되었는데, 자기 회사제품 용기에 “E.A. – U.S.”라고 인쇄를 해서 납품을 했지.  ‘E.A.’라는 표시는 미정부와 납품계약을 맺은 ‘Elbert Anderson’ (엘벗 앤더슨) 회사의 약자인데, ‘품질보증’이라는 표시이기도 했어.  그리고 U.S.라는 표시는 당연히 ’United States’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미국)를 나타내는 것이었어.  


[예리]  그러니까 사무엘이 미군에 직접 고기를 납품한 것은 아니고 일종의 협력업체였었군요! 

[해월]  그런 셈이야!  그런데 Samuel의 회사가 납품한 물품을 받은 군부대는 Troy 근처에 있었고, 군인 대부분이 트로이 출신이었던 거야.  고향에서 이미 사무엘을 ‘엉클 쌤이라 불러왔던 그들은 그가 납품한 물품이란 것을 알고 ‘U.S.’를 원래 뜻인 United States라 부르지 않고 사무엘의 애칭이라 여기며 그냥 엉클 쌤이라 불렀던 거야.  그것이 계속 전해져 불려졌고, 미육군에서는 향후 미국정부와 연관되어 사용하는 약자 U.S. 를 ‘엉클 쌤’이라 호칭하게 된 거야.


[예리]  미국과 엉클 쌤의 약자가 같은 데다 고향의 친숙한 사람이다 보니 바로 쓰게 되었군요?

[해월]  부르기 쉬웠던 거지.  결국 미국정부까지 이 이름을 사용하게 되면서 정부의 별칭이 된 거야.  이에 연방의회 마저 1961년 9월 15일 사무엘을 미국정부를 상징하는 ‘엉클 쌤’ 의 시초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지.  


[예리]  고기 납품업자에서 미국의 상징으로 탈바꿈한 대표주자가 되었네요.

[해월]  영광이지!  오늘날 우리가 아는 ‘Uncle Sam’의 모습은 1860년대 말 정치풍자만화가 Thomas Nast (토마스 네스트 1840-1902)가 형상화한 것인데, 하얀 턱수염을 하고, 별과 줄무늬가 특징인 상의를 입은 사람이야.  여기에 미술가인 James Montgomery Flagg (제임스 몽고메리 후레그 1877-1960)가 1차 세계대전 중 높은 모자를 씌우고 청색 윗도리를 입히고 손가락을 앞을 향해 뻗친 모습의 엉클 쌤을 그려냈지.  이 모습의 엉클 쌤은 2차 세계대전 중에도 “미육군에 입대하십시오”라는 표어와 함께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그 후로도 계속 미국정부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사용되고 있는 거야.  엉클 쌤이 “세금 거두어가는 미국 정부”를 뜻하기는 하지만 속에 들어 있는 부드러움 이미지만큼 국민을 위해 애쓰는 면도 있는 거지.


[예리]  미국의 상징이 된 엉클 쌤의 주인공 ‘사무엘 윌슨’의 여생은 평안했나요?

[해월]  미국정부와 의회에서 “엉클 쌤” 의 시초로 인정받은 Samuel Wilson에 대한 많은 기록은 없지만 1854년 7월 31일 87세를 일기로 사망하고 그의 부인과 함께 Troy에 있는 ‘Oakwood Cemetery’ (오크우드 쎄미터리)에 뭏혔는데, 시에서는 Troy 시를 “The Home of Uncle Sam” (엉클 쌤의 고향)이라 이름져서 사용하고 있다고 해.  그가 소년시절 잠시 살았고 부인도 맞이했던 뉴 햄프셔주 Mason (메이슨) 시는 그가 살았던 집을 ‘엉클 쌤의 집’으로 보존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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