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배우는 인생

위커홀릭의 육아 이야기

by 이상적현실주의

가끔 과거의 자신이 형이나 인생의 선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주로 페이스북에서 몇 년 전 내가 적은 글이 보일 때 그런 생각을 하는데 오늘은 얼마 전에 작성했던 "시간의 지배자"라는 글이 나를 붙잡아 주었다.


시간을 순간적으로 적분해서 미래에 여행을 다녀오는 것.. 그 순간에 내가 어떤 기분일지 느끼고 오는 것이다. 기쁨 일지 후회 일지 애환 일지..


몇 달에 한번 지병 같은 편두통이 찾아오면 며칠을 고생하다 하루 이틀 정도는 마치 세상이 흔들리는 듯한 고통을 견뎌내야 한다.


그리고 그 고통 후에는 글루미가 덮쳐오는데

언제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에 도취되어 사는 나는 소크라테스처럼 천재성을 얻은 반대급부로 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거라고 정신승리를 하고는 한다.


그런데 투병생활을 막 끝내고 두통이 사라지니 나도 모르게 나의 자유시간이 없는 육아가 답답하게 여겨졌다. 그 순간 내가 적었던 글대로 10년 후 미래에 여행을 다녀왔다.




때는 2031년 나는 도곡동으로 이사를 갔고 아이들은 중학생이다. 언제 그렇게 아빠를 찾았었는지.. 옛 시간이 무색할 만큼 공부에 바쁜 아이들은 아빠가 있는지 없는지 자신들의 앞가림을 하기에 바쁘다.


그때 독백처럼 내뱉는다.


"아.. 그때 같이 좀 있을걸.."


현실인지 상상인지 구분도 안 되는 짙은 후회를 하던 나는 정신을 차려보니 화장실 타일을 솔로 벅벅 문지르고 있다. 혹시 케미컬이 안 좋을까 봐 바디워시로 거품을 내면서..


그리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휴.. 상상이었구나"




부동산 카페와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좋은 점은 나에게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말에 책임을 지고 싶은 마음에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이 2031년이 아니라 너무 다행이다.


그리고 어디에 숨어 있어도

찾아내서 이리오라고 말해주는

아이들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그런데.. 2031년에도 불러줬으면 좋겠어..


아빠가 그랜드 피아노 쳐줄게(스타인웨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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