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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적현실주의 Mar 16. 2022

의미없는 과정은 없다

고심 끝에 해경 해체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르기는 했지만 방송에서 이 멘트를 들었던 사람들은 모두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아니 그러라고 뭐라고 한건 아니었는데.. 예를 들자면 학생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했더니 갑자기 짐을 싸면서


"자퇴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상황이었으니까.. 근데 이것이 꼭 남의 이야기이기만 할까? 우리는 다를까?


매주 토요일은 아이들이 욕조 물놀이를 하는 날이다. 욕조가 없는 집으로 이사를 왔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 휴대용 욕조를 옮겨가며 시켜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천사 같은 엄마 아빠가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시켜주는 것인데 수시로 싸운다는데 있다.


물놀이를 심하게 해서 상대편 눈에 튀고 손에 들고 있던 장난감을 빼앗고.. 몇 번은 그냥 좋게 타이르지만 한시도 가만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다.


"그냥 욕조를 버려버릴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싸움이 계속되는데.. 그럼 고심 끝에 해경 해체가 답일까?


아니라는 건 모두 알지만 때론 우린, 아니 나는 쉬운 길을 찾는다.


조금씩 타협점을 찾으며 서서히 나아지는 개선은 개혁에 비해 길고 지루하며 너무 힘드니까.


하지만 혁명(급격한 변화)을 하려면 오히려 개선해야 한다.


혁명은 늘 요요를 부르니 말이다.


종종 도망치고 싶은 순간을 마주하지만

그렇게 도망쳐봤자 결국 막다른 골목이다.


부딪히고,

나아지자


의미 없는 과정은 없고

단계를 건너뛸 수도 없으니까

왠지 있을것 같아 검색해보니 역시 있었던 휴대용 욕조 세상에 필요한 모든건 쿠팡에 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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