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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적현실주의 Mar 18. 2022

Give and Forget

2관왕을 한 선배


나 2관왕 했어!


무슨 2관왕이요?

육휴랑 사내결혼이요?


우연히 연락이 닿은 전 직장 사수 선배는 간단한 안부를 나누자마자 2관왕이라며 자랑을 했다.


"이 회사 남자 육아휴직 1호

두 번 육아휴직 1호"


본인이 선빵(?)을 날린 후 후배 남자 직원들도 간간이 육휴를 쓴다며 뿌듯해하던 선배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중에서도 앞만 보며 달리던 본인이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지만 삶이란 게 어느 날 우연히 바뀌더라는 말은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누가 봐도 야망가인 선배였는데..


그가 2관왕이 되었다니 참 놀라웠는데

누군가 지금 내 모습을 봐도 신기할 것 같다.

한 때 별명이 야망 왕이었는데..^^


다음에 또 연락하자던 선배는 한마디를

카톡에 툭 떨어뜨리고 갔다.


"Give and Forget"


"난 아직도 니 모니터 포스트잇에 붙어 있던 그 말 마음속에 되뇌며 산다"


아.. 나는 붙여놨던 것도 잊었는데 이 선배는 10년이 지나도 기억하고 있었구나..


이런 걸 보면 지금의 옹졸한 나보다 지난날의 내가 훨씬 멋지고 어른스러웠던 것 같다.


황급히 내 자리 모니터에 포스트잇을 다시 붙였다.


Give and Forget


세상은 기브 앤 테이크를 외치지만

나는 주고 잊어버리겠다.


왜냐고 묻는다면..


그러면 좀 멋있어 보이니까?


그러고 보니 어릴 때 별명이 폼생폼사였는데..

애니외이, 옛 인연은 참 귀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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