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시계는 항상 멈춰있어?
왜 내 시계는 항상 멈춰있어?
열심히 만든 건데..
딸의 질문, 아니 클레임에
무엇이라 대답해야 할지 순간 난감했다.
직설적으로 "시끄러워서 그랬어"
라고 말할 수는 없었으니까..
딸이 유치원에서 만들어온 시계는 요즘 기본적으로 탑재된 기능인 '무소음'이 아니었고 어린 시절에나 듣던 시계 초침 소리가 우렁차게 들렸다.
그렇다고 가져온 거니 걸지 않을 수는 없고.. 별 수없이 배터리를 빼두고
장식용으로 쓰고 있었는데 너무 서운해하는 딸을 보니 마음이 쓰였다.
이 시계 이전에는 딸의 얼굴이 새겨진 버전이었는데
그때도 배터리를 넣지 않고 있었던 난..
죄책감에 큰 결단을 내리고 결국 배터리를 넣기로 했다.
불편을 감수하는 것
아니 감수하게 되는 것
그것이 사랑일 테니까?
오랜만에 듣는 '유소음' 시계의 소리는 정말이지 너무도 컸고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였으나..
굳이 찾다 보니 장점이 찾아졌다.
1분당 60번씩 들리는 초침.. 요즘 피아노를 치는 나에게
메트로놈 속도 60을 생활 속에서 익히게 해주는,
꿈속에서도 체화시켜주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모두가 잠든 사이에도 나의 음악인으로서의,
피아니스트로서의 시간을 흘러가게 해 줄 것이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누군가는 무소음으로 외면한 채 정지된 삶을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불편한 소음을 들으며 자는 순간에도 성장을 하는 것
어떻게든 좋은 점을 쥐어 짜내면
인생의 보약이 나온다.
오늘도 아이들 덕분에
한 뼘 더 성장한다.
By 이상적현실주의
- 인생을 바꿔주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