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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Jan 08. 2021

Ehang - 택배=트럭이라는 공식을 이항해버리다

택배가 하늘을 날아서 온다면

*글 작성후 이항의 주가가 미친듯이 올라버렸습니다...1/25일 기준 90달러를 넘겨버렸네요... ㅠㅠ


혹시 어제오늘 눈에 갇혀서 고생해서 자동차가 하늘로 날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이 기업은 당신에게 아마 구세주와도 같을 겁니다.



이항은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드론을 생산하는 중국 회사다. 시가 총액은 $1.3b로 최근 몇 달 사이에 두배 이상 주가가 올라버린 탓에 급격하게 높아졌다.

단순히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촬영용, 취미용 드론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B2B 개념의 드론들을 생산한다.


2019년  IR

어김없이 플랫폼 회사라고 본인들을 소개하면서 이항의 드론들이 크게 4가지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드론이 물류에서 라스트 마일을 책임지고, 스마트 시티의 운영을 책임지고,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고, 평창 드론 쇼와 같이 미디어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 이항이 어필하는 점이다.

이항은 총 5개의 드론 모델을 가지고 있고, Ehang 216, 116은 사람이 탈 수 있는 모델이고 나머지 세 모델은 사람이 탈 수 없는 모델들이다. 이항의 AAV Operating System, 즉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함께 충전소를 확장해 인프라를 구축해 간다는 것이 이항의 플랜이다. 전기차에 자율주행이 탑재되고 충전소가 늘어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IR에서 UAV 시장, 특히 물류 부문에서는 7배 정도의 성장을 이룰 것이고 그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50% 정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항은 아직 갈길이 멀다

당장 대량생산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회사도 아니고 마켓에서 드론의 상용화에 대한 수요가 아직은 높은 편은 아니다. 2020년에는 전년 분기 대비 더 많은 드론을 팔고는 있지만 그 차이는 미미하다.

2020년도에는 EH216의 개조 버전인 EH216F,  소방용 드론을 생산해 팔았다는 것이 특이점이다. 중국에 워낙 고층 빌딩들이 많이 들어서다 보니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는데, 600 M 이상 비행을 할 수 있는 드론이기에 진압에 효과적일 거라는 점을 강조한다.

2020년도 3분기의 매출은 두배 정도 상승했는데, 실제 드론 판매수는 5대 정도 더 팔린 거 치고는 인상적인 상승이다. 달러로는 $10.5 m의 매출 -  EH216 하나당 대략 $300,000 정도인데 23대의 매출은 $10.5 못 미친다. 아마 나머지 매출은 이벤트를 위한 대여 또는 다음 분기 주문 분에 대한 매출이 잡힌 게 아닐까 싶다.

현금흐름표를 2020년도 3분기에 Excess of billings에 잡힌 금액이 꽤 크고 (2019년 3분기 대비 3배), 인베토리 Cash Flow도 3배가량 증가했다. 판매 계약은 되었지만 드론 자체가 아직 전달이 되지 않은 상황이거나 드론들이 대량 생산에 기초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추청 된다.

3분기 IR에서도 2021년에 광저우에 있는 공장에서 탑승 가능한 AAV를 600 대 정도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명시했다.

2021년에 본격적인 드론의 상용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항의 비전에 동의하는 듯하다. 2021년이 되기 전 이항, JD, ZTO Express이 세 회사가 함께 참여하여 드론 배달 서비스에 대한 공시적인 가이드라인이 국가적 차원에서 지정되었다. 본격적으로 드론을 상용화시키기 위환 법적인 인프라 또한 구축된 것.

근데 이 뉴스를 보고 이항이 JD, ZTO EXPRESS과 협업하여 드론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 섞인 의견들도 많이 보였다. - 현재 이항은 DHL 가 협업을 맺어 배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그런데 JD는 자체적으로 드론을 개발 중이었고 실제로도 코로나 사태 때 도달할 수 없는 지역에 드론으로 배달을 진행한 적도 있는데, 이항의 드론들을 사용할 이유가 있는지가 궁금해졌다.

JD의 1세대 드론 모델인 JDY-800은 최대 800 킬로그램까지 운송할 수 있는데 이는 Ehang 216의 최대 케파가 200 킬로그램인 거에 비하면 엄청난 수치이다.

자체 드론 개발을 하고 있음에도 JD가 이항과 협업을 할 수 있는 이유를 몇 가지 생각해보니

1. JD는 자율주행 드론 기술이 없다.(아마)

2. JD 혼자 드론의 매스 프로덕션과 인프라 구축을 할 수 있을까?

JD 가 자체 드론을 제작하고 자율주행 로봇에 배달을 맡긴다는 기사들이 여러 있는데, Autonomous (자율)이라는 단어는 로봇 만을 수식하고 드론 앞에는 붙지 않는다. 그렇다면 JD의 드론은 자율주행이 불가한 사람의 조종으로만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 정도만 갖추고 있다 라고 하면 자율주행 OS가 적용된 이항의 드론들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또한 JD가 자체  배달용 드론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시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JD가 물건을 팔고 ZTO Express가 트럭으로 배달을 하듯이, 결국 물건을 드론에 싣고 배달을 하는 과정은 충전소, 제어 센터와 같은 인프라 없이는 불가능 한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드론의 대량 생산, 인프라 구축,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이항이 JD와 함께 ZTO Express의 라스트 마일 수단이 된다면, 시장이 성장하는 속도는 더 빠르고 각자의 코어 시장에 집중할 수 있는 판도 깔리는 것!

-협업에 대한 오피셜이 나온 것은 없습니다!

이항의 배달용 드론에도 세 가지 종류가 있듯이, 드론을 세분화시켜 각각 용도에 따라 활용할 수 있게 하려고는 계획. 팔콘 같은 경우에는 배달과 스마트 시티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그런데 이제 발을 내디딘 회사 치고는 주가가...?

현재 기준$ 23~25이다. 멀티플은 40이 넘어가는 수준.

물론 위에 말한 이항의 플랜을 모두 실현시킨다는 가정, 그리고 현재 업계에서는 이항만큼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도 없다는 점, 드론들이 상용화에 앞서서 대량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

미래성을 많이 반영한 주가인데, 참 애매한 위치인 거 같다. 사기에는 부담이 되지는 않지만 (워낙 멀티플이 비정상적으로 기업들이 많다 보니 요즘), 2021년의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근데 이항을 매수하여 정말 길게 Long을 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 가격이 너무 싸다고 생각할 수도.

만약 조정이 온다면 20달러 아래서는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다.


2021년에 이항의 관전 포인트

1. 600대의 216 모델을 다 팔 수 있냐 - 216F 모델의 수요가 궁금하다.

2. 택배용 드론에서 DHL 또는 JD, ZTO와 협업이 이루어지나. - 택배사들이 본격적으로 라스트 마일에 드론을 활용한 것인지.

3. 미국 시장 진출 - 아마존은 자체 드론 시스템을 사용할 확률이 높기에, 다른 택배사의 배달용 드론, 216F 모델, 이동수단 등에 관한 수요, 법률과 같은 문제 해결 등이 중요.

4. 중국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 - 워낙 중국 기업이 정부의 규제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니까, 현재는 이항에게 호의적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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