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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두영 Feb 23. 2021

그들은 왜 같은 옷을 입을까?

[데일리 루틴 프로젝트 019] 의상 루틴

언제부턴가 아침에 옷장에서 옷을 고르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옷 고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속옷마저도 똑같은 디자인으로 여러 벌 샀다. 그러다 바지와 셔츠도 같은 색깔로 구입했다. 그래서 요즘은 옷을 고르는 데 드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특히 강연 등 외부 활동을 할 때는 제복처럼 늘 같은 색깔과 디자인의 옷을 입고 양말만 바꿔 신는다. 어떤 양말을 신을지 고민하는 시간도 줄이기 위해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여러 켤레 구입하기도 했다.

이런 루틴을 지니게 된 것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독립 선언을 하면서부터였다. 이후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는 책을 집필하는 동안 해당 주제의 관련 도서를 모조리 구해서 탐독한다. 그 기간 동안 읽는 책들도 해당 주제 관점에서 읽게 마련이다. 이 책의 원고를 쓰는 동안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읽었는데, 루틴 관점에서 흥미로운 구절을 발견했다. 이 책은 모든 것이 계획에 따라 이뤄지고 공동체의 통제를 받는 유토피아를 소개하는데, 유토피아 사람의 의복 루틴을 슬쩍 언급하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유토피아 사람들은 한 벌로 만족하며 그 옷을 2년 동안 입습니다. 더 많은 옷을 가지고 있어 봐야 추위를 더 잘 막는 것도 아니고 더 멋지게 보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예 원치를 않습니다.”

본디 유토피아는 사유재산과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말 그대로 이상향의 세계일 뿐이다. 하지만 유토피아인의 의상 루틴만큼은 내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이 루틴은 계속 지켜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의상 루틴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스티브 잡스’다. 그는 애플의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늘 같은 검은 색 터틀넥에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 차림으로 신제품 시연회에 등장했다. 그가 10여 년간 보여준 옷차림은 애플이라는 브랜드만큼이나 영향력 있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정도였다.

https://www.reddit.com/r/minimalism/comments/2rbmcp/steve_jobs_minimalist_clothing/

또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일할 때 청바지, 운동화, 회색 티셔츠를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인터뷰에서 그의 옷장에 관해 물었을 때 그는 청중에게 “이 지역 사회에 가장 잘 봉사하는 방법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적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내 인생을 깨끗이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상대성 이론을 정립한 아인슈타인에게도 비슷한 루틴이 있었다. 그는 매일 옷을 고르느라 고민하지 않기 위해 옷장에 같은 옷을 다섯 벌 정도 걸어놓았다고 한다.

언젠가 <집사부일체>라는 방송프로그램 20에서 가수 박진영이 자신의 옷장을 공개한 적이 있다. 그의 옷장을 본 출연자들은 깜짝 놀랐다. 몇 벌 안 되는 옷이 소박하기도 했지만, 그의 옷장은 정연하게 분류돼 있었다. 시간 관리에 엄격한 그였기에 옷장은 5분 안에 코디를 맞추기 위해 그가 오랜 경험을 통해 만들어낸 루틴의 결과물이었다. 그는 겨울 동안 두 벌만 입고, 쇼핑은 1년에 두 번만 한다고 했다. 그의 신발이 압권이었다. 발을 한 번에 쏙 집어넣을 수 있는 신발만 신었다. 그는 옷을 계절별로 2세트로 정해 놓고 교대로 입으며, 입고 벗기 편하게 허리춤이 고무줄로 된 바지만 입었다.

박진영의 옷 분류

이상 몇 사람의 의상에 대한 남다른 루틴과 철학을 살펴보았다. 그들의 공통점은 옷을 고르는 것처럼 삶에서 필수적이지 않은 선택을 제거하고, 대신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산성과 에너지를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이미지에 부합하고 개인적인 스타일을 잘 반영하는 의상 패턴을 만들었다.

요즘 이렇게 유명인의 남다른 옷차림을 흉내 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유튜버 신사임당은 즐겨 입는 검은색 티셔츠를 제작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판매 광고를 낸 적이 있다. 이 옷은 잘 팔릴지 긴가민가하던 그의 예상과 달리 몇 시간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었다. 의상 루틴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센스 있게 잘 예측한 결과였다.

당신의 옷장에는 어떤 옷들이 있는가? 자신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옷들로 채워져 있는가? 이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내 옷장을 채워보자. 정리계획 컨설턴트 에런 루니 돌랜드는 옷장을 정리하는 기준을 제시하며 실천해볼 것을 제안한다. 이 기준을 참고해 옷 선택의 원칙을 정하고 의상 루틴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옷장에 들어갈 의복의 기준

1. 자신의 현재 스타일과 반영하고 싶은 이미지를 대변해야 한다.

2. 자신에게 잘 어울리고 체형을 보완해주어야 한다.

3. 옷장에서 최소 두 벌 이상의 옷과 코디해서 입을 수 있어야 한다.

4. 이미 가지고 있는 신발과 함께 입을 수 있는 옷이어야 한다.

5. 상태가 좋고 손볼 필요가 없어야 한다.

6. 적절한 보관 장소가 있어야 한다.

7. 그 옷을 입었을 때의 느낌이 마음에 들어야 한다.

8. 다음에도 그 옷을 입을 일이 있어야 한다.



허두영 컨설턴트(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알라딘 https://is.gd/tFHtbV

예스24 https://is.gd/0rH22h

교보문고 https://is.gd/ehuPtq




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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