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와 세련되게 일하고 소통하는 법_8. 양육방식
인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부모이거나 그와 비슷한 멘토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누구보다 어머니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그리고 부모의 양육 방식은 자녀의 정서 발달과 성격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나아가 부모 세대의 양육 방식은 자녀 세대의 특성에도 큰 변수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 전통이 양육 및 훈육 방식에 영향을 크게 미쳤다. 전통 세대 부모까지만 하더라도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문화에 익숙했다. 그 자녀들이 엄격한 규율 속에서 비도덕적인 행동을 할라치면 응당 체벌했다. 전통 세대 부모는 많은 자녀를 뒀지만 넉넉지 못한 경제 형편 탓에 생계형 맞벌이를 하며 힘겹게 입에 풀칠하느라 자녀 교육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자녀를 마치 양치기처럼 동네라는 울타리 안에서 방목하며 키웠다.
저자의 부모님 역시 전통세대다. 그 시절 가족의 식사 풍경은 <대화가 필요해>라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그려진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식사 중에 하는 대화는 “밥 먹자.”, “많이 먹어라.”, “다 먹었지 ? ” 정도였다. 그야말로 조용한 가족이었다. 특히 아버 지에 대한 기억은 충고를 듣고 야단을 맞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아버지는 가까이하기 힘든 어렵고 권위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역 설적으로 X세대 자녀에게 꽤 오랫동안 아버지는 존경의 대상이 기도 했다.
어머니는 어떤가? 아버지에 비하면 자녀와 대화를 많이 하고 수용적이었지만, 잘못에 대해서는 엄했다. 저자의 어머니만 하더 라도 완력으로 매를 거부하던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회초리 아니 빗자루를 드셨다. 초등학교 3학년쯤이었던 것 같다. 수업 준비물을 사려고 받은 돈 천 원을 오락 게임 등 유흥비로 탕진한 걸 어머니께 들킨 적이 있다. 어린 놈이 간땡이가 부었다며 호되게 두들겨 맞았던 기억이 선하다. 당시 천 원은 큰 돈이었다. 동네점 방(가게)에서 파는 사탕 4개에 십 원이었고, 방과 후 단골처럼 들렀던 오락실에서 갤러그나 테트리스 게임 한 판에 50원이었다. 졸업식이나 운동회 등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었던 짜장면이 900원이던 시절이었다.
서구문화에 영향을 받기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 부모부터 양육 방식의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그들은 전통세대 부모의 양육방식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내 자녀만큼은 다르게 키우려고 노력했다. 베이비붐 세대 아버지는 직장에서 늦게까지 일하느라 자녀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전통 세대보다는 경제적인 형편이 나아져 자녀에게 투자할 여력이 생겼다. 헬리콥터 맘의 장본인 격인 베이비붐 세대 엄마는 자녀를 위해 교육열을 불태웠다. 밀레니얼 세대 자녀의 든든한 멘토 역할을 자처하면서 자녀의 삶에 깊게 관여했다. 하지만 과한 관심은 자녀를 애어른(Adultescence) 단계에 머물게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다른 나라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심리학자 하라 에스트로프 마라노는 자녀 교육에 대한 과도한 개입은 미국을 소극적이고 무기력한 어린이들의 나라로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베이비붐 세대 엄마는 대학 입학 때까지는 물론, 직장을 구하고 회사생활할 때도 자녀에게 카운슬러가 되어주었다. 지인의 전언에 따르면, 입사한 자녀의 신입 입문 교육을 참관하면서 내용에 훈수를 두기도 하고, 인사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녀의 인사평가 결과에 항의하는 엄마도 있었다.
X세대 부모는 베이비붐 세대 부모보다 자녀를 다정다감하게 대한다. 부모의 충분한 사랑을 받고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녀에게 이런 경험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다. 선배 세대 부모처럼 권위적이지 않고 자녀와의 관계도 편하고 격이 없다. 베이비 붐세대 부모처럼 자녀의 삶 모든 부분에 관여하지도 않는다. 실패를 통한 학습과 독립성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요할 때는 마치 제트 전투기처럼 돌진해서 자녀의 문제 해결을 돕는다. 때론 드론처럼 자녀를 가까운 거리에서 살피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며 자녀와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한다. X세대인 저자도 자녀에게 매를 들지 않고, 자녀와 대화할 때도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부모는 자녀에게 친구 이상 가까운 존재다.
밀레니얼 세대 부모는 또 차원이 다르다. 2000년부터 1명을 간신히 넘기는 출산율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듯, 하나뿐인 자녀에 대한 사랑이 더 각별하다. 하지만 ‘헬리콥터 맘’이라 불리던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로 성장하면서 스펙 관리하느라 자유를 빼앗겼던 세대다. 그래서일까? 밀레니얼 세대는 그들의 자녀 에게는 덜 간섭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인공위성 맘’ 이다. 평소에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만 가까이 가서 챙기는 것이다. 선배 세대 부모의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면서 남다르게 자녀를 키우고자 한다. 그들은 인터넷이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이전 세대보다 풍부한 육아나 자녀 교육 정보를 빠르게 얻고 활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세대를 이해하는 데 부모의 양육 방식은 중요한 단서가 된다.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라는 말을 하기 전에 자신이 자녀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 볼 일이다. 후배들도 누군가의 자녀다. 선배 세대라면 부모의 양육방식을 염두에 두고 후배의 행동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더 수용적이고 관용적인태도로 후배 세대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허두영 컨설턴트(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 2000년생, Z세대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은 책의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세대 간 행복한 공존을 응원합니다.
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2016년 직장 생활을 마친 후, 하고 싶은 일만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면서 자유롭게 살고 있다. 책 읽고 글 쓰고 강의하고 컨설팅하는 것이 주업이다. 1년에 1권씩 책을 출간했고, 해외 출간, TV와 라디오 출연 등으로 삶이 다채로워졌다. 대한민국 밀레니얼 세대를 분석한 최초의 책 《요즘 것들》 출간을 계기로 세대 전문가로 다양하게 활동해 오고 있다. KBS 스페셜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채널A 뉴스, KTV, 성남TV, CJ그룹 사내 방송 등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엑스퍼트컨설팅, 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 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직장 생활을 했다. 교육 체계 수립 및 프로그램 개발, HRD 전략 수립, 조직 문화 개선, 비전 수립 및 핵심 가치 전파, 일하는 방식 개선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경기도지사 표장을 받기도 했다. 지금은 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LG, 롯데, 포스코, 한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한국전력, 한국은행 등 매년 100여 개 주요 조직, 1만여 명의 리더와 직원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컨설팅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세대 공감과 다양성 포용>을 주제로 한 강의는 높은 평점과 함께 최고 인기 강좌로 주목받았다. 성균관대에서 행정학을, 연세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 데일리 루틴』(2021),『이젠 2000년생이다.』등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heo_doo_young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ooyoung.heo.77
#이젠2000년생이다 #Z세대 #Z세대와세련되게일하고소통하는법 #허두영작가 #2000년생 #세대갈등 #세대차이 #세대이해 #세대공감 #세대화합 #세대단절 #세대공존 #세대간소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