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월절을 지키면 안 되는가?

[궁금했성경] 14화, 그림자를 붙들 것인가, 실체를 붙들 것인가

by 허두영

출애굽의 그림자, 그러나 완성된 실체


어떤 교회는 지금도 구약의 유월절을 '예배'로 지킨다.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던 출애굽의 장면을 재현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그 안에 구원이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통 기독교 신학은 냉정히 묻는다. 신약 교회가 과연 유월절을 다시 지켜야 할 이유가 있는가?

유월절은 원래 이스라엘이 애굽의 노예살이에서 해방된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였다(출 12장). 피 흘린 어린양이 죽음을 넘어 생명을 보장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그 비밀을 이렇게 풀었다.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느니라"(고전 5:7). 다시 말해 유월절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실체를 가리키는 그림자였다. 그림자가 실체를 만났을 때, 그림자는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다. 사진을 붙잡고 눈물짓는 일은 사랑하는 이가 옆에 있을 때 더 이상 필요 없지 않은가?



유월절에서 성찬으로, 새 언약의 전환


예수님은 마지막 유월절 만찬 자리에서 성찬을 제정하셨다(눅 22:20).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라고 말씀하신 순간, 유월절은 성찬으로 완성되었다. 이제 신약 교회의 예배는 성찬과 주일, 곧 부활을 기념하는 날로 구조가 재편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유월절을 지키는 이들은 "초대교회가 지켰다", "구원의 조건이다"라는 논리를 편다. 하지만 사도행전 15장의 예루살렘 공의회는 이방인에게 모세의 절기를 강요하지 않았다. 갈라디아서에서 바울은 절기 준수로 돌아가는 것을 "약하고 천한 초등학문으로의 회귀"라고까지 질타했다(갈 4:9~11).



정통 교회가 문제 삼는 신학적 이유


정통 교회가 이를 문제 삼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십자가의 완전성을 훼손한다. 구원은 오직 그리스도의 피로 충족되는데, 유월절을 조건으로 덧붙이면 '그리스도 + 절기'라는 위험한 등식이 성립된다. 둘째, 사도적 금지를 위반한다. 골로새서 2:16–17은 절기를 지키는 문제로 판단하지 말라며, 그것들이 그림자에 불과함을 분명히 한다. 셋째, 예배의 규범을 벗어난다. 하나님이 명하신 예배 요소는 말씀, 기도, 성찬, 주일 공동체이지, 구약 절기의 반복이 아니다.



사람들은 왜 절기에 매혹되는가?


그럼에도 왜 사람들은 유월절에 매혹되는가? 여기엔 인간의 오래된 종교적 불안이 숨어 있다. 눈에 보이는 '행위'와 '형식'이 구원의 안전벨트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늘 무언가를 '해야' 안심한다. 그러나 복음은 우리를 '해야 한다'의 율법주의에서 해방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갈 5:1). 절기를 지키지 않음은 신앙적 나태가 아니라, 이미 완성된 예수 그리스도 보혈의 충족성에 대한 담대한 신뢰다.



본질은 절기가 아니라 그리스도다


본질을 붙잡아야 한다. 본질은 절기가 아니라 그리스도다. 유월절을 붙잡는 순간, 신앙은 다시 그림자에 갇히고 만다. 참된 자유는 그림자를 넘어, 실체이신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을 붙드는 데 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건 구약 절기의 재연이 아니다. 성찬 속에서 "주님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선포하는 것"(고전 11:26)이다. 유월절을 반복하는 대신, 십자가의 완성을 믿음으로 누리는 것, 그것이 진짜 복음이다. 그리고 그 자유 안에서 우리는 더 이상 절기를 지키는 종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자녀가 된다.


허두영 작가


현) 인천성산교회 안수집사, 청년부 교사

현) 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 요즘것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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