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성경] 42화, 인생 가장 중요한 선택, 좋은 교회 고르는 기준
“요즘 교회는 다 똑같잖아요.” 이 말은 한국의 어느 식탁에서나 흔히 들린다. 그 말의 뉘앙스 속엔 실망이 섞여 있다. 헌금 강요, 세속화된 리더십, 프로그램 중심의 예배…. 사람들은 점점 교회를 하나의 브랜드처럼 소비한다. 좋은 주차장, 감성적인 찬양, 친절한 목회자. 그러면 그곳이 ‘좋은 교회’일까?
그러나 성경은 교회를 ‘선택’이 아니라 ‘분별’의 관점으로 본다. 교회 분별이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많은 거짓 선지자가 일어나 많은 사람을 미혹하리라”(마 24:11)라고 경고했다. 즉, “교회가 많을수록 진짜 복음은 희귀해진다”라는 역설이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2장 2절과 갈라디아서 1장 8절에 불타는 어조로 외쳤다.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우리나 혹 하늘에서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
사도 바울 시대에도 “예수를 믿되 할례도 받아야 한다”라는 은혜에 인간의 조건을 섞는 교회들이 있었다. 2,000년이 지난 지금도 본질은 같다. 다만 ‘할례’ 대신 ‘성공’, ‘행위’, ‘긍정’, ‘프로그램’이 자리를 차지했을 뿐이다. 섞인 복음은 달콤하다. 인간의 욕망과 신앙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그러나 그 달콤함 뒤에는 은혜의 본질을 부식시키는 산성이 숨어 있다. 복음은 본래 은혜로 시작해 은혜로 끝나는 이야기다. 거기에 인간의 공로가 섞이는 순간, 복음은 더 이상 복음이 아닌 다른 복음이 된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복음’을 전달하는 곳이다. 예배는 감정의 이벤트가 아니라, 죄인이 은혜를 다시 호흡하는 영적 심폐소생술의 자리여야 한다. 그러나 오늘 많은 교회가 ‘은혜의 복음’을 ‘행복의 기술’로 대체한다. 설교는 점점 TED 강연처럼 변하고, 예배는 콘서트 무대처럼 꾸며진다. 복음 대신 자기계발, 십자가 대신 성공, 회개 대신 자기 위로가 중심이 된다. 그 결과, 교회는 커졌지만 그 안의 복음은 희미해졌다. 사람은 몰려도 예수는 가려지고, 감동은 넘치지만 거룩은 사라졌다.
좋은 목사는 삯군이 아니라 양들에게 순수 복음을 전하는 자다. 그는 청중의 박수를 구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인정을 구한다. 요한복음 10장 12절에서 예수께서 “삯군은 목자가 아니요, 양이 자기 것이 아니라 양을 버린다”라고 하셨다. 진짜 목자는 위험 속에서도 양을 지키며, 진리의 푸른 초장으로 인도한다. 그의 설교에는 인기 대신 복음이 있고, 그의 말에는 기술이 아니라 은혜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복음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세상 밖의 무신론자가 아니라, 교회 안의 종교인이다. 때로는 목사와 장로, 그리고 오랜 신앙생활을 한 교인들이 가장 먼저 복음을 거부하고, 가장 강하게 복음을 오염시킨다. 오랜 신앙생활을 한 교인에게 “목사님 설교 중 기억나는 게 뭐냐”라고 물으면 놀랍게도 복음과 말씀보다 감동적인 예화, 세상 책의 내용, 유행하는 심리학 이야기 같은 것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들의 신앙 기억 속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점점 흐릿해지고, ‘잘 되는 법’, ‘마음 다스리는 법’, ‘성공하는 법’이 중심을 차지한다. 그러나 복음은 세상 속 삶의 기술보다는 죄 사함을 받고 삶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이다. 복음이 사라진 자리엔 감탄만 남고, 죄 용서와 회개는 사라진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가장 큰 비극이다.
요한계시록 3장에서 예수께서 일곱 교회를 향해 하신 말씀 중, 오직 빌라델비아 교회만이 책망 없는 칭찬을 받았다.
“네가 작은 능력을 가지고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도다.”(계 3:8)
‘작은 능력’ 즉, 그들의 예산은 적었고 영향력은 미미했지만, 그들은 복음을 섞지 않았다. 그들은 숫자보다 진리를, 화려함보다 신실함을 택했다. 바로 그것이 ‘순수 복음 교회’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빌라델비아 교회의 영적 유산은 오늘날 보수적 개혁주의 복음교회(Reformed Evangelical Church) 전통으로 이어진다. 그들은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종교개혁의 다섯 가지 고백 위에 서 있다. 이 다섯 기둥은 복음의 건축도를 지키는 영적 설계도다. 복음을 지키는 교회는 교세가 아니라 구원의 진리를 본질로 삼는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다니는 교회는 어떤가? 빌라델비아 교회의 DNA를 품고 있는가? 아니면 라오디게아처럼 미지근한 교회인가? 다음 다섯 가지 질문으로 진단해보자.
1) 교회의 설교는 복음에서 벗어나지 않는가?
- 성경보다 사람의 말이 많다면, 이미 복음은 가려져 있다.
2)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이 중심 메시지인가?
- 복이 아니라 구원을 말하는가, 형통이 아니라 죄 용서를 말하는가.
3) 은혜가 행위를 이끌고 있는가, 행위가 은혜를 조건짓고 있는가?
- “작은 능력으로도 충성했다”라는 빌라델비아의 겸손이 보이는가.
4) 교회는 구원의 확신을 가진 성도가 많은가?
- 알곡보다 가라지가 많은 곳은 알곡 밭이 아니라 가라지 밭이다.
5) 교회의 리더십은 예수를 높이는가, 자신을 드러내는가?
- 교회의 머리는 오직 그리스도이신가, 아니면 목회자의 카리스마인가.
이 다섯 가지 중 세 가지 이상이 “아니오”라면, 그곳은 이미 복음의 본질에서 이탈 중일 가능성이 높다.
많은 이들이 ‘좋은 교회’를 건물, 프로그램 같은 것으로 판단하지만. 성경은 오로지 ‘복음의 순도’로 교회를 평가한다. 예수님은 교회에 숫자를 묻지 않으셨다. “너희가 얼마나 컸느냐”가 아니라, “내 말을 지켰느냐”를 물으신다(계 3:8). 좋은 교회란 성도가 기적, 이적, 환상, 예언을 체험하고 나누는 곳이 아니라, 성도가 진리의 말씀으로 구원받고 믿음이 굳건히 세워지는 곳이다. 복음은 생명을 살리고, 말씀은 삶의 방향타가 된다.
좋은 교회는 순수 복음으로 자신의 구원을 확증하며, 그 복음으로 거듭난 성도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그곳에서는 “구원받으셨습니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고, 구원 상담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다. 또 구원받은 성도들이 제자로 성장하며, 받은 말씀과 은혜로 교제하고 간증하며 감사가 넘치는 곳이다. 좋은 교회는 주일이 되면 의무적으로 가는 곳이 아니라, 성도들이 복음으로 영생을 얻고, 말씀으로 양육되며 점점 성화되어가는 곳이다.
빌라델비아 교회의 성경 무오, 은혜 중심 구원, 복음 중심 설교의 전통을 변함없이 가장 근접하게 지켜오는 교단이 있다. ‘예장합동’으로 불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이다. 개혁신학 위에 복음주의 영성을 세운 교단이다. 자유주의 신학이나 세속적 포용주의와 달리 “작은 능력으로도 말씀을 지키는” 자세를 유지해왔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신학적 뿌리와 신앙적 방향성은 빌라델비아 교회가 보여준 ‘진리-은혜-충성’의 궤적과 교리 측면에서 가장 가깝다. 예장합동의 신앙 고백은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다. 이는 빌라델비아 교회가 품은 복음의 선언과 정확히 일치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교회가 있다. 그러나 복음의 색은 하나 뿐이다. 다른 색이 섞이면 더 아름다워지는 게 아니라, 원색의 힘을 잃는다. 하나님은 오늘도 묻는다.
“너는 어디에 속한 교회에 있느냐?
너의 교회는 내 말을 지키고,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않고 있느냐?”
진리의 교회는 완벽하지 않지만, 복음을 섞지 않는다. 다른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설교는 복음으로 시작해 복음으로 끝나며, 성도는 성공보다 거룩을, 감정이나 지식보다 말씀을, 무엇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선택한다. 그런 교회가 바로 오늘의 빌라델비아 교회, 즉 순수 복음의 등대다. 가까운 교회를 가기 전에, 그 교회가 복음을 ‘가까이’ 하고 있는지 먼저 물어야 한다.
“내 말을 지켰으며,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도다.” - 요한계시록 3장 8절
그 구절이 오늘, “어떤 교회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가장 성경적이고 가장 현명한 답이다. 어떤 교회, 어떤 목회자를 선택하느냐가 당신이 가야 할 내세가 결정될 것이다.
허두영 작가
현) 인천성산교회 안수집사, 청년부 교사
현) 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 요즘것들연구소 소장
인천성산교회 홈페이지: http://isungsan.net
인천성산교회 l 인천이단상담소(상담 및 문의): 032-464-4677, 465-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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