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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정말 천국 가기 힘들까?

[궁금했성경] 62화, 십자가 희생이 아니면, 바늘귀를 통과 못한다

by 허두영

1. "부자는 천국에 가기 어렵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 이 한 문장이 2천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성경에서도 손꼽히게 껄끄러운 구절 중 하나다. 어떤 이들은 이 말씀 때문에 "부자는 아예 불가능하다", "가난해야만 구원받는다"라고 단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예수님은 정말 부를 비난하신 걸까?

마태, 마가, 누가는 똑같은 사건을 조금씩 다른 톤으로 기록했다.(마 19:23~24, 막 10:23~25, 눅 18:24~25) 같은 사건이 세 번씩이나 등장한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2. '부자라서 못 간다'라는 오해


당시 유대인들에게 부는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부자는 의롭다"라는 공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다 그것은 “하나님께 순종하면 복을 받고 불순종하면 저주를 받는다”라는 신앙(신 28:1~14, 8:18)에 뿌리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수님이 그 공식을 한순간에 뒤집으셨다. "네가 가진 그 축복이 오히려 네 신이 되었다." 이 도발은 지금도 유효하다. 부자만 재물을 신으로 삼는 게 아니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선행과 도덕을 신으로 삼는다.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모든 것이 곧 우리의 '부'다. 예수님은 부유층만 겨냥하신 게 아니라, '자기 의'에 빠진 인간 전체를 꾸짖으신 것이다.


3. 낙타의 상징


유목민들 사이엔 이런 전승이 있다. 광야를 떠돌다 천막이 찢어지면, 늙은 낙타를 잡아 그 몸을 끓여 실을 만들었다고 한다. 낙타가 완전히 녹아야만 그 실이 바늘귀를 통과해 천막을 꿰맬 수 있었다. 그 실이 공동체의 생명줄 같은 것이었다.

우리 신앙의 많은 부분이 사실 ‘하나님께 잘 보이려는 경쟁’처럼 작동한다. 더 착하게, 더 많이, 더 오래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 열심이 역설적으로 우리의 믿음을 방해한다. 하나님 앞에 서는 문은 ‘노력의 결과’로 열리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걸 내려놓을 때, 그 문은 열린다. ”낙타는 자기 몸을 녹이지 않으면 통과할 수 없듯, 인간은 자기 의를 내려놓지 않으면 은혜를 통과할 수 없다.(롬10:3)


4. 바늘귀 앞에서


제자들은 당황했다. "그렇다면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까?" 예수님은 담담히 말씀하셨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마 19:26)


이 구절은 복음 전체의 핵심이다. 자력구원은 불가능하다는 것. 우리가 아무리 매듭을 잘 지어도, 실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천막은 꿰맬 수 없다. 그 실을 만들려면 누군가가 녹아야 한다.


5. 십자가의 은혜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그 '녹은 낙타'가 되셨다. 그분은 십자가에서 자신을 완전히 내어주셨고, 그 희생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찢어진 천막을 꿰매셨다. 하늘과 땅, 거룩과 죄, 영원과 시간 사이의 틈이 메워진 것이다.

우리가 바늘귀를 통과한 게 아니라, 그분이 우리를 대신해 통과하셨다.(히 9:12) 그분의 살과 피가 실이 되어 우리를 잇고, 그 실이 우리의 구원이 되었다. 구원은 인간의 자격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다.


6. 참된 부자


"부자는 천국에 가기 힘든가?" 아니다. 자기 힘을 신뢰하는 자가 어렵다. 진짜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외에는 의지할 것이 없는 사람이다. 심령이 가난한 자, 은혜에 기대어 사는 자, 그가 진짜 부자다.(마 5:3)

예수님의 비유는 결국 우리에게 묻는다.


"너는 무엇을 의지하며 바늘귀를 통과하려 하느냐?"


낙타는 통과하지 못하지만, 은혜는 우리를 통과시킨다. 천국의 문은 좁지만, 그 문을 여신 사랑은 넓다.


허두영 작가


현) 인천성산교회 안수집사, 청년부 교사

현) 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 요즘것들연구소 소장


인천성산교회 홈페이지: http://isung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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