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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두영 Nov 08. 2019

꼰대는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세대 공존의 기술 013] 꼰대는 나이를 초월해 존재한다

“옆에 앉아계신 분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세대처럼 보이세요?” 


필자가 강의할 때 청중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청중은 서로 마주 보며 미소를 짓는다. 이어서 “여러분은 어느 세대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자신이 해당하는 세대에 한 번 손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슬쩍 눈치를 보는 듯하다가 이내 손을 천천히 든다. 흥미로운 건 그동안 자신을 더 후배 세대라고 한 사람은 몇 보았지만, 더 선배 세대라고 한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필자는 얘기를 이어간다.


“여러분, 세대는 나이가 아니라 마인드의 문제 아닐까요? 나이는 많아도 마인드가 젊은 분이 있고,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의 이 소장 사례를 소개했다.


밀레니얼 세대 자녀를 둔 베이비붐 세대 이 소장은 남부럽지 않은 이력을 지녔다. 명문대를 나와 선망하는 대기업에 근무했다. 뜻한 바 있어 과장 직급일 때 컨설팅 회사로 이직해서 오랫동안 인재개발 분야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그의 업무수행능력에 대해서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하지만 젊은 직원들이 그를 존경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전문성은 말할 것도 없고 배려심 많고 겸손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 스펙이면 목이 뻣뻣해질 법도 한데 이 소장은 그렇지 않다. 함께 일하는 후배들은 그를 존경하고 잘 따른다. 이 소장은 대화 때 쓰는 단어부터가 다르다. 후배 세대보다 신조어를 더 많이 알고 곧잘 사용한다. 그것도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후배 세대들이 쓰는 생소한 신조어를 잘 구사한다.


“타인과 대화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이유는 ‘사적인 언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회사의 언어’를 그대로 가정에서 쓰다 보니 자녀와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것이다.” 


팀 페리스가 쓴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라는 책에 나오는 구절이다. 잘되는 부서, 잘 나가는 리더의 공통점은 대화가 많다는 것이다. 대화의 주제나 사용하는 단어부터 남다르다. 필자는 넌지시 소통 수준을 확인하고 분위기 전환도 할 겸 강의 중에 신조어 퀴즈를 내곤 한다. 너무 잘 맞춰도 못 맞춰도 안 되기 때문에 학습자 수준과 특성에 맞춰 난이도 조절에 신경을 쓴다. 한 번은 모기업에서 팀장들을 대상으로 신조어 퀴즈를 낸 적이 있다. 유독 한 팀장이 문제를 내는 족족 다 맞추는 것이었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 싶어 내심 당황했다. 당시 문제는 이러했다.


열폭, 최애, 관종, 커엽, 사바사, 고나리자, 낫닝겐, 시강, ㅇㄱㄹㅇ, 빼박캔트 등


신통해서 강의 후 교육담당자께 그 팀장에 관해서 물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팀원들이 존경하는 좋은 리더라고 귀띔했다.


한편 갑작스러운 조직개편으로 또래보다 이르게 팀장이 된 유 팀장, 그는 밀레니얼 세대다. 팀원일 때 고성과자였던 그는 요즘 고민이다. 그의 바람과는 다르게 팀원들이 그를 잘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팀원들과 회의를 할 때면 회의 시간의 대부분을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데 쓴다. 격의 없이 지내기 위해 팀원들에게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반말한다. 언젠가 그는 바로 옆 부서 팀장에게 자기 팀원들이 자신을 잘 따르지 않는다며 하소연했다. 안타까운 건 안 팀장 스스로는 그 이유를 잘 몰랐다. 꼰대는 나이 든 선배 세대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꼰대는 나이가 아니라 마인드의 문제다. 또한 청춘은 특정한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상태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청춘(Youth) / 사무엘 울만

Samuel Ullman, 1840~1924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의 주름을 늘리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지.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이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


세대소통 컨설턴트 허두영(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이상은 책 <세대 공존의 기술>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채널A뉴스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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