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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두영 Aug 13. 2020

세대 공존을 위한 소통의 ‘퐁뒤’ 원칙

[세대 공존의 기술 020] 세대 공존 원칙

퐁뒤(Fondue)는 치즈를 와인과 함께 끓여 빵을 찍어 먹는 것을 말한다. 알프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겨울을 나며 먹는 음식이다. 단어의 어원은 ‘녹이다’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fondre’에서 유래했다. 퐁뒤는 서양 음식으로는 드물게 여럿이 나눠 먹는 음식이다. 밥상 한가운데 찌개를 놓고 온 가족이 숟가락을 겨루는 우리 모습이 연상케 한다. 추운 겨울 가족이나 연인이 보글보글 끓는 퐁뒤 주위로 도란도란 모여 앉아 입김을 나누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세대 간 공감은 이렇게 정을 나누는 소통의 시간을 평소에 얼마나 가지는가와 비례한다. 세대 간 소통을 위해서는 퐁뒤처럼 서로 마주하며 나눌 수 있는 매개체가 중요하다. 세대 공존을 위한 6가지 ‘퐁뒤(FONDUE)’ 원칙을 실천할 때 세대 간 소통의 미각이 살아날 것이다.


1. 유연성(Flexibility)이다. 

딱딱하고 차가운 빵조각만 씹기보다 따듯하게 데운 부드러운 치즈에 빵을 찍어 먹으면 풍미가 산다. 세대 간 소통도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언행과 태도는 소통의 질과 품격을 높인다. 딱딱하고 사무적인 언어로 일관하기보다는 부드럽고 사적인 언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후배 세대가 쓰는 신조어는 물론 아재들이 쓰는 언어가 격의 없이 섞일 때 대화의 깊이가 더해진다. 딱딱하면 부서지기 쉽고 상처 주기 쉽다. 세대 간 소통은 와인에 녹인 치즈처럼 부드러워야 한다.


2. 개방성(Openness)이다. 

조직은 끓는 치즈를 중심으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상황과 비슷하다. 조직은 비전이라는 공통의 맥락(Context)을 지향하며 각기 다른 텍스트(Text)가 조화를 이룰 때 발전할 수 있다. 구성원이 자신의 텍스트만 주장하고 공통의 맥락에 무관심하다면 그 조직은 오래가기 힘들다. 세대 간에도 공통의 목적을 위해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텍스트만 내세우는 사람은 조직에 보이지 않는 적이다.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마음을 열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한 방향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3. 무경계(No Boundary)이다. 

아무리 퐁뒤 맛이 좋아도 함께 하는 사람과 마음의 경계가 있다면 결코 즐겁지 않다. 세대 간 경계를 낮추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소통의 문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소통의 기회가 늘어날수록 경계하는 마음을 무장해제할 수 있다. 응고된 치즈가 녹듯 세대 간 마음의 온기가 서로에게 전해지면 마음의 경계를 허물 수 있다. 따뜻한 격려와 배려의 말 한마디가 서로의 마음을 오해에서 이해로, 회피에서 포용으로, 무관심에서 사랑으로 용해시킬 수 있다.


4. 실행(Doing)이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퐁뒤를 먹고 싶어 해도 누군가 메뉴와 장소, 시간을 정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대 공존도 마찬가지다. 세대 간 서로 화합하고 공존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행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조직 차원에서는 다른 세대가 서로 공존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야 하고, 개인 차원에서도 세대 공존을 위해 참여와 실행이 중요하다. 퐁뒤를 나누는 식사 자리의 분위기는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5. 이해(Understanding)이다. 

퐁뒤는 치즈를 녹여 빵에 찍어 먹는 치즈 퐁뒤 외에도 퐁뒤 부면고뉴, 퐁뒤 쉬누아즈, 소스 퐁뒤, 디저트 퐁뒤 등 다양하다. 마치 세대마다 특성이 다르듯 말이다.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므로 내가 좋아하는 퐁뒤를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는 없다. 세대 공존을 위해서도 다른 세대의 기호와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해는 상대에 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상대에 대한 이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신에 대한 이해이다. ‘메타인지’라고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 스스로 아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세대는 물론 선후배 세대에 대해 이해해야 온전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6. 설명(Explanation)이다. 

퐁뒤는 종류마다 맛이 다를 뿐 아니라 같은 종류의 퐁뒤도 레시피에 따라 맛이 다르다. 퐁뒤를 맛있게 먹고 싶다고 자신이 원하는 레시피를 정확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호에 맞는 퐁뒤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으면 상대가 제대로 알 수 없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선후배 세대 간 정확한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다. 무관심과 침묵보다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용기를 내어 의견을 전해야 한다.

추운 겨울 냉기를 몰아내기 위해 와인을 넣어 끓인 치즈에 딱딱한 빵을 찍어 먹듯이, 세대 간 따뜻한 공존과 화합의 온기를 나누기 위해 소통의 ‘퐁뒤’ 원칙을 실험해보면 어떨까? 청년은 미래를 말하고, 중년은 현재를 말하며, 노년은 과거를 말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뒤섞여 현재를 살아갈 수밖에 필다. 서로 마음의 온도를 높인다면 세상도 그만큼 따뜻해지지 않을까? 세대 간 공존과 화합은 어렵고 거창한 담론이 아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다른 세대와 빵 한 조각을 나누며 진심으로 상대를 내 마음으로 초대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위 내용은 책 <세대 공존의 기술> 251~255페이지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 허두영(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채널A뉴스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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