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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빗 Mar 31. 2017

# 또각또각이 주는 자신감

치사하고 스직하라


코엑스 삼성역, 라인이 살아있는 슈트에 빛나는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한국NI로의 첫출근길은 2호선 지옥철도 즐거울 판이었다. 예쁜 알바생이 내어준 스타벅스 모닝커피를 한손에 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모습이란. 캬..


지금 생각해도 가슴떨리게매력적이다.


구두 불편해요, 아우 나는 정장 반나절만 입어도 지치더라.

네네, 저도 압니다. 저도 작업복 참 많이 입었네요. 츄리닝인지 구분이 안될 바지에 운동화 신고, 라인 참 많이 돌았습니다.



분명 무시못할 매력이다. 남자인 필자도 그러한데, 여성분은 오죽하랴.

현대차 여자동기들이모임에서 빼놓지 않고 했던 말이 있다. ‘정장은 입사때만 입어봤네’ 


OL이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순수하게 단어 자체로 Office Lady이다. 이 OL이 주는 자신감이 생각이상으로 상당하다. 높은 하이힐에 탑승(?)하고 새로산 원피스가 유난히 잘 받는 날이면, 괜히 머리를 한번 더 쓸어넘기게 된다. 감각적인 사원증을 삑~ 찍고 자동문이 열리면서 사무실에 들어서는 본인의 모습은 누가봐도 반할것처럼 매력적으로 보인다.


물론 모든 외국계 기업이이런 멋진 모습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외국계 기업은 Brunch형태로 운영되고 해외영업소 형태로 존재한다. 즉, 고객의 Head Office와 인접해야하기에 대부분 서울, 수도권에 분포된다. 물론 일부 주요 고객 대응을 위해 지방에 Main Office가 있는 외국계도 있다. 



하지만 수도권 근무가주는 매력이 분명있다. 


아침엔 한강을 보며출근하기. 점심때면 회사 근처 맛집에서 오랜만에 친구와 점심약속도 잡는다. 

오후 나른할때면 팀원들과 스타벅스에서 토피넛라떼 한잔. 

퇴근후엔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남자친구와 도심데이트! 

많은 젊은이들이 서울로 서울로 몰려드는 이유는 어느정도이런 이유도 있으리라. 



실상은, 2호선 지옥철에 포개져서 출근하고, 

점심이면 인류 최대의 과제 ‘오늘은 뭐먹지’와 마주해야한다. 

스벅쏘기 한번 걸리면 일주일 용돈이 휙~ 날아가고, 

저녁 데이트는밀리는 버스안에서 반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한들 어떠랴. 그것 역시 사실 대한민국 많은 젊은 직장인들이 선망하는 모습 중에 하나다. 

한국만 그런것도 아니다. 도쿄, 홍콩, 런던 등 주요 대도시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비슷한 일과다.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진말자. 


깔끔하게 차려입고 회사생활을하는 것이 업무처리를 깔끔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실제로 동료들의 말쑥한 모습에 반복적으로노출된 신입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신입직원보다 업무능률이 더 높다고 한다.



칸칸이 자신만의 공간을만들어주는 책상구조도 마음에 든다. 


필자가 있었던 한국NI는 높은 칸막이로 혼자만의 업무 공간을 보장해준다. 외국영화에서보면 자주 등장하는 그런 모습이다. 옆자리 동료도 내 PC화면을보기가 쉽지않다. 


이것은 생각보다 꽤 큰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특히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사원시절, 실수라도 할까 조마한 마음을 칸막이가 어느정도 가려준다.

또한 신입시절 업무라고 할만한게 많지않다. 남는 시간에는 네이버도 보고 구글링도 해야하는데 칸막이가 없으면 영 눈치가 보인다. 

이런 마음의평화를 주는 안식처 같은 곳이 내책상, 내자리가 되어준다.



깔끔한 로비에 안내데스크를채운 예쁜 비서분.

말끔한 카펫 위로 자동문을 열고 들어서면 칸칸으로 나눠진 나만의 책상까지. 

필자가 꿈꾸던 드라마 같은 외국계 기업은 그렇게 실재했다.



물론 모든 외국계 기업이 이처럼 구성되어 있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한국 지점은 해외 영업망의 일부이며, 별도 생산라인, R&D팀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즉, 영업지점의기본 업무사항은 고객대응이다. 깔끔한 기업이미지를 고객에게 어필해야한다. 또한, 직원수를 많지 않게 유지한다. 이것은 대체로 직원 복지 수준을 괜찮게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비교적 젊은 연령대 직원이 많다는 장점도 있다. 기업분류로 본다면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외국계 기업은 이직률이 높은 편이다. 여전히 한국사회는 대기업을 선호하는인식이 강하고, 외국계 기업중에서 복지, 연봉등 수준이 높은곳은 당연히 현직자의 스펙도 따라 올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중에 다수는 대기업으로의 이직이용이하기에 고민없이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특징적으로 IT쪽은이직률이 높다. 다수의 IT외국계 기업은 이직에 자유로운편이다. 이는 한 직원이 오래 자리를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젊은 직원들로 빠르게 대체되는 경향이 강하다. 의사소통이 젊고 액티비티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경험 부족이라는 아쉬움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일부 임원, 매니저급을 제외하고는 과장까지도 영맨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럴경우시행착오를 자주 겪게 된다. 다행히 팀장이 이런 사고를 책임감있게 잘 수습하고 한단계 도약하는 스타일이면좋지만, 많은 경우 이러기는 쉽지않다. 결국 이런 이유가현직자의 이직을 유발하고, 다시 젊은 주니어들로 채워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드라마 같은 매력이넘치지만, 분명 부족함도 존재한다. 특히 이직률이 높아 새멤버와 다시 업무를 이어받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꽤나 피곤한 일이다. 또각또각 자신감있게 걷는 걸음에책임 역시 따라오는 모습은 실로 민주적인 외국의 그 모습과 흡사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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