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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빗 Mar 31. 2017

리얼라이프에 눈을 뜬 그대

치사하고 스직하라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는 세상을 구할 ‘그’가 레오라고 믿고 있다. 고생끝에그를 만나 주인공 레오(키아누리브스)에게 선택을 하라며 약을 건넨다. 진정한 세상을 알수 있게 해주는 빨간약과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게 하는 파란약.

선택의 순간, 레오는 빨간약을 먹고 기계에 의해 지배되는 리얼 라이프에눈을 뜬다.


1. 갑자기 다가온 어른


필자는 고3시절, 책상 앞 딱 한 문장을 써붙여 두었다.


“놀기위해 공부하자”

중,고교시절 나에게 대학은 하나의 탈출구였다. 탈출을 했다고 생각해 도착한 대학은 또다른 출발선에 불과했다. 기업을 위해 주문생산되는 협력업체 마냥 취업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 있었다. 01년도에 대학생활을 시작한 필자는 그래도 극심하진 않았다. 최근에는 입학과 동시에 취업동아리에 가입 한다고 하니 그 정도는 말할것도 없다.


오롯이 나 자신을 바라볼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어느새 직장인이 되었다. 사회생활은 돈을 지불하고 다니던 학교생활과 달랐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보이지 않던 부모님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하고, 스스로 무언가 해야 할 것만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일’이라는녀석이 정확이 무언가 깨닫기도 전에 일을 하고 있다. 

왜 만들어야 되는지 모르는 문서를 어제도 오늘도내일도 만들고 결재를 받으러 뛰어다닌다.

도대체 알 수 없는 대화의 회의를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가고, 저녁이면 이름도 못외울 선배들의 술잔을 받느라 연신 바쁘다.


이노우에다케히코의 만화 “슬램덩크”에서 북산고 농구팀 감독인 안 선생님은 작전타임에 선수들에게말한다.

“생각이 지나친건 좋지 않아요, 발이 멈춰 버리니까”


그래, 생각을많이 해서 무엇하랴, 그냥 하루하루 맛난 음식 맛스타그램으로.

직장인은 여행이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해외 여행으로.

학생 때는 못써봤던 돈 이제는 쓰자, 카드사VIP회원님 환영합니다.

하루하루 또 다음날을 위한 주문서로 채워지는 일상은바쁘기만하다.

그러나, 

조용히문을 닫고 방에 앉으면, 알수 없는 공허함이 소복히 내려 앉는다.


발을 바삐 움직여 뛰어 갈때도 발의 방향은 내가 결정해야한다. 일을 할 때 그 안에 내가 있어야 한다. 일의목적이 나의 행복으로 이어져야 한다.



2. 그래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을 준비하며 처음 마주한 면접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래서 AA대학교와 BB기업을 거쳐 지금 이자리에…..”

“네, 좋은 내용은 감사합니다만, 그래서 어떤 일을 했죠?”

“네 공정기술이라는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아니, 부서명이 아니라 본인이 어떤 역할, 어떤 일을 했나요?”

“네? 그게자동차를 만드는…. (긁적긁적)”


나름 면접에는 한가닥 한다고 믿었던 내가 참패라니!


말이 꼬여버린 나는 이어진 영어 문답에서도 외웠던문장을 하나도 말하지 못했다. 

외국계 기업의RESUME는 다녔던 회사명으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을 한참이 지나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대는 어떤 일을 하는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있는가.

본인이 맡은 일. 본인이 스스로 해낸 프로젝트,  본인이 만든 제품,  본인이 판매한 제품의 매출. 

철저하게 내가 한 일에 집중한다. 그것이 나의 Career이자, 새로운 이 회사가 궁금해 하는 것이다. 


삼성, 현대를 다녔으면 우수 인재일 것이라는.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흑백논리와 전혀 다른 것이다.

늦게서야 눈뜨게 된 리얼 라이프에서는 본인, 그 자체만으로 평가 받는다는것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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