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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빗 Mar 31. 2017

후배와의 대화

치사하고 스직하라


영화 라라랜드의 여주인공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모노드라마를 극장에 올린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 그녀는 크게 실망한다. 그러나 그날 단한번의 공연은 그녀의 삶을 180도 바꿔 놓는다.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이 소속 그룹장과 부장급을 앉혀두고 강의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또한 그 주제가 '신입사원의 이해' 라니. 예전에 모 광고에서 ‘요리를 글로 배웠어요…’ 라는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다. 해당 광고처럼 ‘신입을 글로 배웠어요’ 가 떠오르는 강의는 3시간동안 이어졌다. 나름 최선을 다해 알차게 준비했다. 그리고 이 강의는 이 후 필자의 회사생활을 크게 바꿔 놓았다..


50대의 그룹장들에게 강의를 통해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았다. 공감할 수 있는 코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데일리 카네기는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청중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서로의 신입사원 시절'을 떠올려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1. 자네 선배해봤나? 나는 후배 해봤네.


필자는 개인적인 이유로 양식조리사 시험에 응시한경험이 있다. 조리 실습장에는 마침 방학을 맞아 자격증을 따려는 고교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직장인은 본인이 유일했다.

1시간정도의 대기 시간, 같은 시험장을 쓰는 응시자 학생과 얘길 나누게 되었다. 요리사가 꿈이라 각종 요리 자격증을 미리 따두는 것이라고 했다.

본인이 하고싶은 요리와 앞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까지 명료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친구의 밝은 에너지가 나에게 까지 전달되었다.


어른들은 흔히 요즘 학생들, 특히 직업계 고교학생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다. 버릇이 없다, 탈선을 한다. 어리고 목표의식이 없다는 등. 해당 세대의 학생들에 대한 뉴스나 언론의 보도 등으로 지레 짐작하는 것이다. 해당하는 학생들과 제대로 대화조차 해보지 않고 색안경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신입사원의 이해' 강의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의를 진행하는 내내, 우린 '서로가 얼마나 오래도록 진솔한 대화를 해보지 못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입사원들은 이럴 것이다' 라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건너편에 앉아있는 젊은 친구에 대한 관심은 상상 이상이었다. 막상 제대로 대화 한번 못해봤지만 자연스레 우리 조직에 동화되길 바라고만 있었다.



2. 왜 젊음은 젊은이에 주기 항상 아까운가?


강의는 신입사원들이 생각이상으로 열정적이며, 기존의 조직에 잘 융화하며, 칭찬에 춤을 춘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뒷받침할만한 영상과 다수의 자료도 함께했다.

당시 인기였던 '플래쉬몹'과 UCC영상 자료를 보았다. 바로 신입사원들이 입사 연수때 만들었던 영상들이다. 지하철안에서 큰소리로 노래를 하기도 한다. 짧은 단편영화를 만들어 그럴싸하게 연기를 하기도 한다.

해당 자료들은 모두 사원들 스스로 기획하고 촬영한 것이다. 밤을 새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원들과 머리를 맞댄다.

사원들을 움직인 것은 무엇일까. 부장님들의 눈에 비친 신입사원은 수동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모습뿐일지 모른다. 하지만 영상속에 그들은 능동적으로 팀을 위해 움직인다.


그들을 뜨겁게 움직이게 한 것은 "재미" 라는 요소였다. 반복되는 업무상황에서 흥미를 잃지 않기위해선 리더가 끊임없이 비전과 방향을 제시해줘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소통을 해야만 한다.

 

단, 시대를 넘어도 바뀌지 않는 생각이 있단 사실도 이야기 하였다. "요즘것들은 안돼" 라는 생각은 기원전 '소크라테스'의 입에서도 나왔던 이야기라는 것이다.

즉, 선배들이 보기에는 항상 부족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길 당부했다.



2. 하지만 쉽지 않다, 소통.


강의는 종일 화기애애했다. 한참 어린 신입후배가 열성적으로 떠드는 모습을 흐뭇하게 봐주셨다.

즐겁게 마무리된 강의이지만 소통은 영원한조직의 화두이다. 이런 강의가 존재하는 이유도, 강의를 통해 다시금 깨닫는 사실도, 소통이 쉽지 않다는 반증일 것이다.


사실 가끔은 주니어들의 행동에 다소 아쉬움을 느낀다. 너무 잘 갖춰진 채용 시스템으로 회사의 보편적 원칙을 잘 따르는 사람들을 채용했기 때문일 수도있다. 사원, 대리급은 거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가 드물정도이다.

사회성좋고 적응력이 뛰어난 이들의 큰 특징은 주변에 잘 동화된다는 것이다.

지금 많은 주니어들이 그러하다. 기존의 시니어들이 쌓아온 노하우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관료제와 무기력한 관습들을 빠르게 습득한다.

새로운 피가 충원되고 해외 중견인력이 투입되어도‘낡은스타일’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결국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고 수용하는 자세로만버티는 경우도 왕왕 보곤한다.


시니어들은 이미 해봐서 말이없고, 주니어들은 그런 시니어를 따라서 말이없다. 소통이라는 간단한 두글자는 생각만큼 간단하진 않은듯 하다.


애타게 찾고 찾아 만났지만, 막상 눈 앞에서 말한마디 못하는 연인처럼. 선후배는 말을 잃었다. 그러나 이미 준비를 마쳤다. 서로에 대한 이해는 대화만이 가능하게 한다. 단, 가르치려 하지말것! 소통이란 오고가는 것임을 기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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