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입양시키다

by 새벽한시

엄마가 본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을 피하는 건지

자꾸 잊어버리다 보니

사람들이 엄마와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것인지..


예전에 동네 어른들과 같이 하던 고스톱도

매일 1시에 만나서 같이 하던 게이트볼 모임도

엄마의 일상에서 사라졌다.

엄마 집에 설치한 카메라로

엄마가 지내는 것을 들여다보면

집에서 계속 돌아다니며 청소하거나

멍하니 앉아있거나...

그러다 답답하면 혼자 휙 나가

동네 운동장을 몇 바퀴 돌고 온다.


작년에 엄마의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았을 때

주간보호센터나 시설 지원 등급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알음알음 아는 동네 지인 분에게

낮에 2-3시간씩 엄마에게 들러

점심이랑 약 챙겨주고

말동무해달라 부탁을 드렸다.


며칠 뒤에 그분께서 미안하다며 더 못하겠다고 하셨다.

엄마가 자꾸 집에 오지 말라고 하면서 화를 내고,

그분에게 굉장히 심한 말도 하신다고...

그러면서 엄마 상태가 심각하니

요양보호사보다는

사람들과 좀 더 어울릴 수 있는

주간보호센터 같은 곳을 알아보는 게 낫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언니가 엄마를 주간보호센터를 모시고 갔는데

2시간이 지나자 5분 간격으로 계속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집에 가야겠다고 나 좀 데리러 오라고...

결국 주간보호센터 직원분도

엄마 모시고 가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하니

유치원에서 쫓겨난 아이의 학부모가 된 느낌이었다.


집에 혼자 둘 수 없는 아이인데

유치원도, 돌봄 교사도 내 아이를 돌봐줄 수 없는 상황....



그때즈음 형제들 사이에서

엄마를 시설에 모셔야 하나..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밥도 잘 챙겨 먹지 않아 점점 말라가고

약도 안 먹으면서 대화상대가 없이

종일 혼자 지내는 엄마를

돌봐주는 이 없이 혼자 집에 내버려 두는 게

엄마의 자유를 존중하는 게 아니라,

방치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장기요양등급 재심사를 신청하고

요양보호 지원서비스를 받게 되어

집으로 요양보호사님이 왔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자 역시나 비슷한 말을 했다.

엄마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니,

집에 혼자 두는 것보다 시설을 알아보는 게 낫겠다고....


우리가 엄마 상태의 심각성을 너무 몰랐나 하는 반성과 함께

엄마를 이제 시설에 보내는 것 말고는 답이 없나 보다..라는 죄책감도 더해졌다.


전에 잠깐 우리 집에 계실 때도 답답하다며

매일 5-6번씩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데리러 오라고 하시고

남동생 집에서는 새벽에 혼자 밖에 나가

실종신고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니 낮에 혼자 있는 시간에 엄마가 무료한 것은 둘째고, 낯선 환경에서 언제 어떻게 엄마를 잃어버릴지도 몰랐다.


결국 일하고 있는 우리가

엄마를 집에 모시는 건 어렵겠다고 서로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 편으로는

엄마를 돌봐야 한다는 책무를

피하기 위한 핑곗거리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문이 스스로에게 자꾸 들었다.


엄마를 모시기 위한 시설을 여기저기 알아보고

직접 방문해서 시설을 살펴보면서도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자기 자식을 입양 보내는 부모는

매정하고 못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내 부모 살피지 못해 시설에 보내려니

아이를 직접 돌보지 못하는 입양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무겁고 죄책감이 들까.. 싶다.


엄마아빠는 두 분이서 자식 넷을 키웠는데

아빠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엄마를

어찌 자식 넷이서 키우지를 못하는지...


부모는 자식을 못 버려도

자시은 부모는 버린다더니

우리가 딱 그 꼴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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