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벽한시 Feb 01. 2024

왜 잘난 여자들은 결혼생활이 불행할까

너무 잘나서? 혹은 못나서?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보면 정말 똑 부러지는 여자들이 있다. 어느 모로 보나 어디 하나 꿀리지 않고, 어디 가서도 자기 할 말은 다 할 것 같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드세다는 건 아니다. 다만 불합리하거나 불공평한 대우를 참으면서 혼자 끙끙 속앓이 하는 타입이라기보다는,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똑똑이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잘난 여자들이 막상 가정에서는 이혼이나 별거 등 원만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깔끔하게 끝나는 이혼이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심하면 가스라이팅이나 정서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당하기도 하고, 배우자의 외도 등과 같은 배신으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이름만 대면 전 국민이 아는 유명한 여배우들은 부와 명예, 모든 것을 가진 걸로 보였기에 그들의 가정폭력 사건은 더욱 충격을 안겨줬다. (이태원 40대 여배우 남편에게 피습... 낸시랭부터 서정희까지, 가정폭력 '심각' https://www.point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482)


예전에 여대생의 롤모델이었던 김주하 아나운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명예, 미모, 학벌 어느 것 하나 빠진 것 없는 대단한 여성으로 보였는데, 그런 그녀가 이혼과 더불어 남편의 폭력 가능성을 시사한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니... (김주하 이혼, 남편 상습폭행-불륜에도 재산분할 겨우 45%... 이유가 뭐야? https://www.segye.com/newsView/20150114002153)


사람들이 미디어에서 보는 가정폭력은 무능력한 남편이 매일 집에서 술만 마시며 아내에게 돈 내놓으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일반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앞선 예의 여배우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소득층이 아닌 가정환경 심지어 소득이나 학력이 높은 가정환경에서의 가정폭력도 많다. 예전 자료이기는 하지만 학력이 높을수록 가정폭력이 심하다는 분석결과도 있다.  (학력 높을수록 가정폭력 심해... https://mobile.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030106000168)




전문직이나 고학력 여성의 경우 이혼율이 높다고 한다. 이혼하더라도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별 문제를 못 느낄뿐더러, 결혼생활보다는 자신의 일이나 커리어에서 의미를 찾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문직 독신여성 이혼율 상승, 이유가 뭘까? https://www.mk.co.kr/news/culture/5269460) 분명히 이와 비슷한 무수한 사례와 경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면에만 치중한다면 고학력 여성의 불행한 결혼생활의 원인을 다 설명하기 힘들 것이다.



예전에 남편에게 가스라이팅 당했던 여성작가가 쓴 책을 읽었다. 그 책의 저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똑똑하고 성실한 여자들은 문제를 피하기보다 노력해서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음"을 하나의 요인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많은 성공한 여성들은 열심히 노력했고 그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받은 경험이 있다. 또한 그들은 실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들은 결혼생활에서도 남자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바로 헤어지거나 상황에서 도망가기보다는, 같이 조율하고 노력하면서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어느 한쪽의 성별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나와 친한 대학 남자 선배는 정말 성실하고 가정적이다. 집과 회사만 왔다 갔다 하고, 아이들을 챙기는 것도 대부분 그 남자 선배의 몫이다. 부부간의 대화가 거의 없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었긴 하지만, 그 선배가 조모상을 당했을 때조차 아내가 어떤 위로도 없이 차갑게 대했을 때 선배는 상처받았다. 아내에게 남은 마지막 남은 연민조차 사라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 남자선배 역시 아이들을 위해 그 관계를 끝까지 이어가 보려 노력하겠다고 했다.  




반드시 이혼이나 가정폭력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주위에서 불평등한 부부 관계를 많이 볼 수 있다. 맞벌이하는 데도 육아와 집안일을 어느 한쪽이 다 하고, 다른 한쪽은 개인의 욕구나 취미생활을 우선시하는 내 주위 몇몇 부부처럼 말이다. 연애든, 결혼생활이든 마찬가지이다.

옆에서 볼 때는 '왜 저렇게 답답한 관계를 끝내지 않지?' 혹은 '왜 불합리한 관계를 바꾸지 않고 그냥 살아가지?'라는 의문이 든다. 심지어 그런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에 대해 어리석다거나, 겁쟁이라며 손가락질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상황에 처해보기 전까지는 함부로 말하지 말자. 왜 그런 상황을 참고 사냐며 바보 같다고 하지 말자. 그 사람은 관계의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중일수도 있으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