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이여서?
드라마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연들, 혹은 건너건너 들은 이야기 중엔 미혼여자가 유부남과 바람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어. 어쩌면 건너건너가 아니라 내 주위에도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거겠지.
남자 입장에서는 잡아놓은 물고기, 그리고 또 하나의 물고기처럼 둘 다 놓치기 싫다는 마음이겠지?
본래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법이니까 말야.
그럼 미혼녀인 너의 입장에서는 왜 유부남을 만날까.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있은 미혼남이 널렸는데 굳이 상대방의 마음을 누군가와 나눠야하는 부담감과, 불륜이라는 사회적 비난의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가 뭘까. 너의 마음을 헤아려보고자, 그리고 먼저 살아본 언니의 조언이 도움이 될까싶어 글을 적어봐. (아래의 내용은 나의 생각일 뿐이라는 걸 먼저 밝혀두고 싶어.)
남자 뿐 아니라 여자도 이성에게 인기있는 사람에게 끌리게 되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은 상대방의 매력이 검증되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말이야. 또한 결혼까지 골인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이성에 대한 매력도 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가정을 꾸릴만한 경제적 능력 등등 여자들에게 중요한 요건을 대개 충족했다는 점에서 검증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
그래서 누가 보기에도 바람둥이처럼 보이는 사람보다는, 실제로 가정에 굉장히 충실할 것 같은 사람이 불륜으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봐. 미혼녀의 입장에서 카사노바 타입의 유부남보다, 가정적이고 부인에게 충실한 유부남이 보다 검증된 상대이므로.
결혼에 골인했다는 것은 상대방이 직장이나 커리어 측면에서 안정되어 있을 확률이 크다는 것을 의미해. 결혼이라는 인생의 큰 과업을 달성한 후에 생기는 경제적인 여유, 혹은 정서적인 안정감이 사람을 편안하고 여유있게 보이게 하거든. 여전히 진로와 경제적인 측면, 그리고 연애사에서도 불안정한 상태일 수 있는 미혼녀에게 유부남의 이러한 안정감은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지.
유부남의 경우는 결혼처럼 관계의 정의를 위한 압박감이 없으므로 오히려 한 발 물러서서 관계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어. 양다리인 사람이 애인에게 조금 덜 집착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야. 어쩌면 그런 점이 밀당의 고수처럼, 연애할 때 상대를 오히려 안달나게 하게 조급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상대에게만 집중하는 미혼녀는 두 사람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유부남을 보며 오히려 소유욕을 불태울 수도 있지.
이러한 특성은 반대로도 작용할 수 있는데, 미혼녀의 입장에서도 책임을 지거나 관계에 대한 고민없이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부남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거라 생각해.
어쩌면 네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유부남이라는 조건 하에서 나오는 거라면 그건 사랑이나 애정이 아니야. 그러니 제발 정신 차리고, 부인을 둔 채 다른 여자에게 집적거리는 유부남에게서 빨리 벗어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