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역삼동 이변리사 Feb 13. 2019

제품의 특징을 상표로 할 때

#지재권상식 16


상표권의 큰 2가지 거절 이유는,

첫번째는 다른 사람이 먼저 등록한 경우이고,

두번째는 '기술적 표장(제품의 특징만으로 된 상표)'입니다.


참고로, 여기서 기술적 표장이란 말은 기술(technical)이 아니라, 기술(descriptive)의 의미로, '서사적' 상표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 관련 규정 - 한/미/일/유/중 >


다음의 상표는 등록을 허여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3호

그 상품의 산지(産地)ㆍ품질ㆍ원재료ㆍ효능ㆍ용도ㆍ수량ㆍ형상ㆍ가격ㆍ생산방법ㆍ가공방법ㆍ사용방법 또는 시기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


미국 상표법 15 U.S. Code § 1052. section (e)

(e) (1) 출원인의 상품에 사용되는 경우에는 단지 이를 기술하거나 기만적으로 잘못 기술하는 표장 또는 (2) 출원인의 상품에 사용되는 경우에는 주로 지리적인 면 에서 기술하거나 기만적으로 잘못 기술하는 표장으로 구성되는 것(다만, 지역적 인원산지의 표시로서, §1054의 규정에 의하여 등록받을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한 다), (3) 출원인의 상품과 관련해 주로 기만적으로 지리적 표시를 하는 것, (4) 주로 성만으로 구성된 것 (5) 전체적으로 기능적인 요소로 구성된 것


일본 상표법 제3조 제1항 제3호

그 상품의 산지, 판매지, 품질, 원재료, 효능, 용도, 수량, 형상(포장의 형상을 포함한다), 가격 혹은 생산이 나 사용 방법 혹은 시기 또는 그 서비스업의 제공 장소, 질, 제공용으로 제공하는 물건, 효능, 용도, 수량, 양 태, 가격 혹은 제공 방법 혹은 시기 를 보통으로 사용되는 방법으로 표시 하는 표장만으로 된 상표


유럽공동체 상표법 (European Union trade mark regulation) Article 7 1. (c)

상품이나 서비스의 종류·품질·수 량·목적·효능·원산지 표시 또는 생산시 기 기타 상품이나 서비스의 성질을 나 타내는 표시만으로 이루어진 표장


중국 상표법 제11조 제1항 제2호

단지 상품의 품질·주요원료·기능· 용도·중량·수량 및 기타 특징을 직접 표시한 표지



: 각 국가마다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상표법상으로는 제품의 특징을 나타내는 문구는 상표로써의 독점을 불허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을 특정인에게 독점하는 경우에는 '독점된 (제품의 특성을 나타내는) 단어'를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시장이 현저히 불공정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CASE 1 :  소화가 잘되는 우유


우유를 마시면 우유 내에 있는 유당이 소화되지 않는 경우 설사를 일으킵니다. 이를 유당불내증이라고 하여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유당을 제거한 유당제거우유(락토프리우유)가 출시되었는데, 이것의 상품명이 '소화가 잘되는 우유'가 있습니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상표권의 등록이 안됩니다. 상품의 성질인 "소화가 잘되는"이 상품의 성질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심사관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개정이전의 상표법. 현재는 제33조임)로 거절하였습니다.


아래는 매일유업(매일홀딩스)이 해당 상표를 진행한 과정입니다. 


1) 소화가 잘되는 우유 -> 거절

2) 매일 소화가 잘되는 우휴 -> 거절 (매일유업의 '매일'을 추가하는 의도로 진행하였으나, 심사관은 '날마다' 라는 의미로 해석하여 거절하였습니다.

3) Maeil 소화가 잘되는 우유 -> 등록(이것은 'Maeil'이라는 표지가 있기 때문에 상표로 등록을 받은 것입니다.) 


마트에서 파는 우유에는 상단에 'Maeil'마크가 있습니다. 왼쪽 위에 (R)표시를 함으로써 등록을 받았다는 것을 표시했습니다.
매일의 상표권 획득 과정 ( 아래에서 위의 순으로 참고하세요 )


따라서, 제품의 특징을 상표로 만드는 경우에는 등록되지 않습니다. 다만 위에서 보시는 것처럼 'Maeil'과 같은 제품과 관련되지 않는 부가적인 것을 더 추가하는 경우에는 등록이 가능합니다. 많은 상표가 이렇게 메인상표과 특징적 상표를 결합하여 등록을 받습니다.



< 심화단계 >


이후의 단계는 조금 전문적인 부분입니다. 제품의 특징으로 판단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아래에서 한번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CASE 2 : 그렇다면 어디까지 제품의 특징으로 보아야 하나?


상표법 심사기준에서는 '직접적으로' 효능 등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간접적'이거나 '암시적'인 경우에는 등록을 허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직접적'이나 '간접적'에 대한 판단은 자칫 사람에 따라 그 기준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기준이 모호한 회색 영역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부 상표가 심사 단계에서는 거절되었다가, 심판단계에서 다시 등록으로 살아나는 경우도 있고, 특허법원(2심) 및 대법원(3심)을 거쳐 다시 부활하거나 최종적으로 거절되는 상표도 있습니다. 시대적 변화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습니다.

항상 인문학에서는 회색영역이 존재한다.


- 직접적인 표현의 기준 (심사지침서 및 판례)


직접적인 성질표시의 기준은 심사지침서에 있습니다. 심사지침서는 그동안의 판례들을 모아서 소개하기도 합니다.


(1) 산지표시 : 상품과 관계된 지역명이 사용되는 경우 거절

    -> 금산인삼, 대구사과, 한산모시, 울릉도오징어, 영광굴비, 이동갈비, 보성녹차


   판례가 인정한 거절사례 : 안흥찐빵, 보이차

   판례가 인정한 등록사례(산지표시 아님) : 화정똥돼지, 장수구들


(2) 품질표시 : 상품과 관계된 품질 등을 표현하는 단어가 사용되는 경우 거절

    -> Organic(유기농), 1++ 또는 투플러스(품질등급), KS(품질보증) 


   판례가 인정한 등록사례(품질표시 아님) : 순생(밀가루, 녹차 상표)


(3) 원재료 표시 : 해당 원재료가 지정상품에 현실적으로 사용되고 있거나 사용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거절

    -> 케라틴(샴푸), 종이나라(색종이), 죽엽청주(고량주), 오뎅사케(식당업)


    판례가 인정한 거절사례 : 글루템(낚시밥)

    판례가 인정한 등록사례(원재료표시 아님) : 불가리스(원재료명은 bulgaricus), 아스타(원재료명 astaxanthin)


(4) 효능표시 : 상품과의 관계에서 상품의 성능 또는 효과를 직접적으로 표시하는 경우 거절

    -> 키높이(구두), 원터치(의료진단용 테스트기), BLACKCARD(신용카드업)


    판례가 인정한 등록사례(효능표시 아님) : DEEP(화장품), ScienceDirect(ebook)


(5) 용도표시 : 상품의 사용목적/사용처 등 용도에 관한 표시가 있는 경우 거절

    -> 워터라인(물분배기), 소셜허브(이메일 송수신 서비스), AutoLife(자동차 장식업)


    판례가 인정한 등록사례(용도표시 아님) : COOK LOCK(반찬용기)

    서적의 식별력 사례 : "산업재산권법, 경제학, 행정학"은 거절 상표 / "삼화영한사전"은 등록가능


(6) 수량표시 : 거래사회에서 사용되고 있거나 사용될 수 있는 해당 상품의 개수, 크기 또는 규격 표시는 거절

    -> 2짝, 100그램, 10봉지, 3꾸러미, 325리터


    판례가 인정한 등록사례(수량표시 아님) : MILLION(의료용 기구), BE 2566(콘테이너)


(7) 형상표시 : 상품 자체나 상품의 포장 및 용기의 외형에 관련된 표시는 거절

    -> 265mm(신발), 트루 베이지(페이스파우더) 


    판례가 인정한 등록사례(형상표시 아님) : 아래그림참조


(8) 가격표시 : 거래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가격과 가격표시로 인식되고 있는 단위는 거절

    -> 100원, 10 Dollars, 5$, 백원


(9) 생산방법/가공방법/사용방법표시 : 상품의 제조, 재배, 양식 등의 방법을 나타내는 표시는 거절

    -> 훈제(햄), 멕시칸(치킨), 조립(책상), 수제(구두)


    판례가 인정한 거절사례 : 수족침(수지침술 강좌업)

    판례가 인정한 등록사례 : 핵귀요법(물리치료업), BIOTOUCH(헤어컨디셔너)


(10) 시기표시 : 계절상품에 있어서의 표시는 거절

    -> 조간/석간(신문),   춘/하/추/동(의류)

    

    판례가 인정한 거절사례 : AUGUST(잡지)





심사과정의 판단 방법 예시




결론 : 제품의 특징을 상표로 받고 싶다면?


제품의 특징만으로 된 상표는 상표권 등록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를 우회적으로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제품의 특징과 일반적인 식별력 있는 상표를 혼합해서 등록받는 것입니다.



위의 상표들은 각각 '진짜 맛있는 우유', '우유 속 진짜 바나나 과즙이 듬뿍', '신선 우유', '참맛 좋은 우유'으로 출원된 경우에는 모두 거절되었을 것입니다. 이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각자의 상표인 '남양', '후디스', '빙그레'를 더하여 이를 등록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진짜 맛있는 우유', '우유 속 진짜 바나나 과즙이 듬뿍', '신선 우유', '참맛 좋은 우유'의 독점사용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상표권을 받으면 아래의 효과가 발생합니다.


1) 공식적인 등록 상표 아래에서 위의 상표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2) 유사한 등록 상표권을 제3자가 출원한 경우, 후원 상표들의 등록 배제 효과가 있는 점

3) 상표법 제33조는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이 가능하므로, 이후 사용에 의해 단독 상표권을 가져갈 여지를 남기는 점이 있습니다.


단, 위의 전략이나 장점들은 개별적인 상표권의 형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것은 각자의 변리사와 상표권의 등록 전략에 대한 진행 협의를 하는 것을 권고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대한민국에서 특허권자가 가질 수 있는 강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