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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하나 Feb 12. 2024

나는 네게 어떤 존재였니

그냥, 내 동경이었어

너는 화사하게 핀 봄꽃이 좋다고 말했어.

하지만 나랑 꽃나들이는 가지 않더라.


너는 상쾌한 들풀 냄새가 좋다고 말했어.

하지만 나랑 새벽 산책은 가지 않더라.


너는 여름날 바닷바람이 좋다고 말했어.

하지만 나랑 모래 밟으러는 가지 않더라.


너는 시원한 아이스티가 좋다고 말했어.

하지만 나랑 예쁜 카페에는 가지 않더라.


너는 붉고 노란 단풍들이 좋다고 말했어.

하지만 나랑 단풍 놀이는 가지 않더라.


너는 높은 하늘의 노을이 좋다고 말했어.

하지만 나랑 오랜 시간을 가지진 않더라.


너는 차갑고 시린 눈꽃이 좋다고 말했어.

하지만 나랑 눈을 밟으러는 가지 않더라.


너는 아리게 단 코코아가 좋다고 말했어.

하지만 나랑 손을 데우러 가지 않더라.

나는 네게 어떤 존재였니.

나는 네게 어떤 연인이었니.

아니, 연인이기는 했니.


짧게 한 시간마저도 내게는 구원이었고 희망이었기에 네가 좀 더 그리운가 봐.

그렇다고 네가 아직까지도 내 사랑이라는 헛소리는 아니야.


그냥, 내 동경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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