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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색반짝 Oct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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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회복기.


 엄마의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지난주에 나올 줄 알았는데 미뤄졌다. 함께 가고 싶지만 9시부터 4시까지 수업이 있는 날이라 불가능했다. 아버지께서 연차를 쓰시고 결과를 들으러 함께 가시기로 했다.

 

 오후 수업 들어가기 전,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걱정이 되어 아빠께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 않으셨다. 결과가 심각해서 전화를 안받으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걱정은 되지만 괜찮으시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검사 결과 말고 전화를 걸었던 다른 이유도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설계 수업이 시작되었고 학기 초라 빡빡하진 않다는 생각을 하며 수업을 들었다. 수업 도중 진동이 울려 보니 아빠로부터의 부재중 전화가 남아 있었다. 전화받을 상황이 아니라 카톡으로 결과를 여쭤봤는데,  '안좋아, 저녁에 이야기하자. 일찍와' 라고 하셨다. S에게도 전달해달라고 하셨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이 때는 1차 진료 후 6시의 2차 진료를 기다리시며 충무로에서 식사를 하시는 중이셨다고 한다.) 안좋다는 메시지를 받고나니 수업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언제 짬이 날까 눈치를 보다가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전화를 하러 나갔다. 아빠가 받지 않으셔서 엄마께 전화하니 곧 받으셨다. 엄마께 결과를 묻기 어려워서 아빠를 바꿔달라하고 아빠께 여쭤봤는데 카톡에서 말씀하신 그대로 말씀하셨다. 있다가 밤에, 집에서 얘기하자고 하셨다. 옆에 계신 엄마를 생각하셔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나는 엄마께 묻기 어려워하면서 엄마 옆의 아빠께 들으려했다. 두 경우 모두 엄마가 스트레스 받긴 마찬가지 일텐데... 

 조금 더 불안해졌다. 수업이 일찍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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