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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색반짝 Nov 04. 2020

170315 - 3

201010, 201012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엄마는 그저 어이가 없다고 하셨다. 얼마나 황당하실까. 당신에게 닥친일도 황당한 와중에 엄마는 아빠가 담배를 못 피우시게 하라고 당부하셨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잠에 들기 전 엄마가 우시는데, 난 안아드리고 위로해드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엄마는 곧 머쓱한 표정을 보이시며 웃으셨다. 우린 더이상 눈물 흘리지 않고 웃고 있었지만 우리 사이엔 눈물이 가득했다. 내가 울면 엄마도 우실까봐 울지 못했다. 나도 울고 싶다. 나는 어디서 울지. 아니다 웃고 싶다. 밝게.

베개에 묻은 엄마의 눈물 자국을 만지니 서늘하게 느껴졌다. 따뜻하게 흘러 나와 꽤나 빠르게 식어버린 눈물의 흔적




 밖으로 나가 게임을 하고 늦은 밤이 되서야 집에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 인적이 드문 그 조용한 길에서 허탈감이 몰려들고 기운이 빠졌다. 이렇게 조용한 길에서는 잊고 있던 현실이 와닿는다. 엄마에 대한 걱정과 혹시 모를 상황에 겁이 나고, 아무도 보지 않을 거라는 안도감에 눈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엄마가 아프지 않길 바라기보다 건강해지시길 바라겠다. 엄마와의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다. 얼마 안남았다고 생각하기엔 나쁜쪽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싫고,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다가는 얼마 안 남았을까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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